선택

from 이야기 2003/10/07 00:00


주말 여행,
더 큰 집,
더 좋은 차...

우리의 마음이 이런 것들을 향해 있는 동안,
가장 중요한 질문들을 하고 답을 찾을 시간은
점점 줄어듭니다.

나는 무엇인가?
바로 이 질문입니다.

문득 깨어버린 한밤,
기진한 출근시간,
사막같은 야근의 시간.
아무런 위로도 없이 혼자 있을 때,
나는 내 생활의 주인공도 아니고
내 삶의 창조자도 아니고
세상의 곤고함에 붙들려 있는
노예와 다르지 않음을
느낍니다.


                             
                                                                                   -camus, albert

"작가는 노예로부터 시작했다."
내가 참으로 좋아하는 작가의 말입니다.

이 말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수많은 일에 시달리고 있었고,
그 "노예"라고 하는 단어에
괴로웠습니다.

그 까닭은,
외면하고 싶지만 부정하기 힘든
그 노예의 굴욕감을
제가 느끼고 있었기 때문일겁니다.

번듯한 직장,
많은 월급,
더 주겠다는 회사,
만나자는 사람들,
부자집 아들 딸...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러고 다시 기억을 하니 카뮈는
"작가는 노예다"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노예로부터..."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의 수많은 것들에 묶여있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분명, 노예적 상황입니다.
그러나 스스로의 상황을 자각하는 순간,
정직하게 맞딱뜨리는 순간,
선택이 시작됩니다.

노예로 살 것인가,
더 중요한 존재로 살아갈 것인가.

이솝도 노예였고,
이조의 도공도
실질적으로 노예였습니다.

우리는 묶여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속에 자유가 있음을
믿어여 합니다.

비록 노예처럼 죽더라도
노예로부터 시작하여
살아있는 동안 전진하여야 합니다.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움직여야 합니다.
이미 와 있지만 아직 다 오지 않은
그 나라를 향하여.







gnossienne nr.2/ erik satie

2003/10/07 00:00 2003/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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