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때 장래희망이라 하면
구체적인 어떤 직업,
그것도 멋진 직업들을 들먹이는 것이
모범답안이었던 것 같습니다.
과학자, 대통령, 군인...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곤 하지만
아직도 아이들은
어떤 직업을 장래의 자기 모습으로
그려보곤 합니다.

*

중학교때 커서 뭐가 되겠느냐는 질문에
저는 되고 싶은 것은 모르겠고
안되고 싶은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선 교사가 되기 싫고,
다음 의사가 되기 싫고,
그리고 변호사 판사 검사,
그리고 군인이 되기 싫다고
말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 질문했던 분들은
뭐 이런 삐딱한 놈이 다 있느냐,라는
표정을 짓곤 했겠지요.

*

한참을 지나서
국경없는 의사들에 대한 이야길 듣고는
내가 참으로 편협한 생각을 했었구나,라는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뒤틀린 사회지도층에 대한
나쁜 이미지들이
어린 저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실제로는
좋은 교사, 의사, 군인, 법조인이 있는
세상이었는데 말입니다.

*

그러나 그 어린시절
가까운 어른들이 기대했던
그 사회지도층들이란
그런 본연적인 의미에서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삶이라기 보다는
남보다 더 높은 자리에서
권력을 가지고 살아가는 삶을
말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의 어른들,
이 험한 세상에서
이놈의 아이가 조금 더
편하게 살았으면 하는 생각에
그런 직업들을 권하기도 했겠지요.



                         -이랬던 놈이 자라서 무엇이 될 것인지...(1998년의 육아일기 中)


스파게티 요리사가 되고 싶다던 아이는
체스명인이 되고 싶다더니
얼마 전에는 락밴드를 만들고 싶다고 합니다.

이 아이가 무엇이 될지 잘 모르겠지만,
제가 가졌던 그런 반발감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스승이 없다고 언론들은 떠듭니다.
그러면서 마치 자신들이
스승이 된양 이야기를 해댑니다.

그러나 가만히 살펴보면,
많은 참 스승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들의 참 모습을
사회와 세상이 특히나 언론이
가리고 있을 뿐입니다.
(가끔은, 자신의 권위가 침해받지 않는
한도 내에서 시혜를 베풀듯,
그런 분들을 부각시키곤 하죠)

지금 저는
바른 교사, 바른 의사, 바른 법조인,
바른 종교인이 있음을 믿습니다.
오히려 크고 요란한 행보들 보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그러한 분들의
작은 걸음들이
일견, 모든 것이 망쳐진 것 같은
이 놈의 세상을
여전히 구원하고 있음을
믿고 있습니다.

*

아이가 커서 뭐가 될까,라는 생각을 하는
아빠이기도 하지만
저도 아직은 생각을 합니다.
앞으로 나는 뭐가 될까.












que sera sera  / doris day

When I was just a little girl
I asked my mother, "What will I be?
Will I be pretty, will I be rich?"
Here's what she said to me.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The future's not ours to see
Que sera, sera, what will be, will be.

When I grew up and fell in love
I asked my sweetheart, "What lies ahead?
Will we have rainbows day after day?"
Here's what my sweetheart said.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The future's not ours to see
Que sera, sera, what will be, will be.

Now I have children of my own
They ask their mother, "What will I be?
Will I be handsome, will I be rich?"
I tell them tenderly.

Que sera, sera, whatever will be, will be
The future's not ours to see
Que sera, sera, what will be, will be.
Que sera, se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