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인전

from 이야기 2005/07/07 00:00

어릴적, 읽을 책이 별로 없던 집에서 자라난 까닭에
소위 '위인전'이라는 것을 거의 읽지 못하였습니다.
위인전을 안 읽은 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암튼, 그때 읽지 못했던 위인전들을 요즘에 읽게 됩니다.
아이가 읽는 것을 어쩌다 꺼내보게 되는 것입니다.

읽다보니, 그 위인들의 삶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위인들의 삶이란 고초의 연속이고
그 말로는 대부분 불행했다는 것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억울하게 사약을 받고 죽습니다.
장영실은 말년에 유배를 가서 종적을 모릅니다.
허균, 역시 비참한 말로를 맞이합니다.
이순신, 나라를 구하고도 전쟁이 끝나는 날 전사합니다.
방정환, 고생하다가 서른 셋의 나이에 병으로 죽습니다.

남다른 뜻을 지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살아가는 삶은
필연적으로 갈등과 직면하고 싸움을 각오해야 하겠지요.
그리고, 결국은 자기희생의 길로 이어질 것입니다.
만약 그러한 훌륭한 분들의 희생이 없다면
인간의 삶이란 몰락의 길만을 남겨놓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아이가 이렇게 질문을 한다면 무어라고 답을 해야 할까요?

"아빠, 위인이면 훌륭한 사람들인데
왜 이렇게 불행하게 살다가 죽었지?"

어린 아이에게 제대로 대답해줄 말이 현재로선 없습니다.
바르고 훌륭한 삶이란 희생을 각오하는 것임을
납득시키기엔 나의 언어도 아이의 이해도 부족합니다.
그렇다고 그게 좋은거야,라고  강변 한다면
아이는 속으로 갸우뚱 할 것입니다.

다행인 점은 아직 아이가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세상이 강요하는 행복의 방식과 바른 삶 사이의 간극에
의문을 던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행입니다.








2005.7.7

2005/07/07 00:00 2005/07/07 00:00
Tag // , , ,

Trackback Address >> http://lowangle.net/blog/trackback/177

댓글을 달아 주세요

[로그인][오픈아이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