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0X480

from 이야기 2007/11/24 00:00

가로 720개, 세로 480개
모두 합해 345600개의 점.
DV가 영상을 표현하는데 쓰는
픽셀의 수이다.

지난 5년간,
4각의 틀 속에서 있는 30여만개의 점들로
세상을 다시 들여다 보았다.

30여 만개의 점이라면
많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요즘 디카들이 4000X3000 픽셀까지
찍어내는 것과 비교할 때
적은 수 이다.
눈으로 보는 것에 비하자면
정말 미미할 것이다.





눈은 탐욕적으로
여기를 기웃거리고
저기를 훔치려 든다.
하지만 카메라의 프레임은
많은 욕심들을 잘라 내고
중요한 것들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그 동안 나는 카메라가 열어주는
30 여만 개의 작은 점들을 통해서
지나쳤던 것들을 다시 들여다 보게 되었고
내가 진정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

다른 것들을 가까스로 밀쳐내고
내게 중요한 무언가들을
들여다 보았던 경험,  
그것이야 말로
나에겐 축복이었다.

최소한 그 정도의 공간만큼은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몰아내고
중요한 것들을 대면할 수 있었다.

720X480의 픽셀이 열어준
은총의 공간.

*

이미지를 다루는 일을
오래 해왔지만
막상 이미지라는 것의
위험과 한계, 가능성을
제대로 가르쳐 준 것은
나의 캠코더 였다.

100개 넘는
작은 영상을 만들고 나서 느끼는 건
그것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

다시 한 번 새기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 그 나마 볼 수 있는 것을
제대로 보고,  
사랑하고,
아끼는 것이다.















2007.11.24
2007/11/24 00:00 2007/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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