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것들 1 - 빛

from 사진, 이미지 2009/04/25 23:09


홈페이지를 블로그로 옮기는 작업을 하면서
2002년부터 찍어왔던 사진들을 다시 훑어본다.

'보는 것이 그 사람이다'라는 생각으로 살아왔던 나는,
과연 그 동안 무엇을 보고 살아왔던가.

잡다한 사진이 많아서 일단 추린 후,
몇 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며칠 간격으로 올려 볼까 한다.

처음의 주제는 '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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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역 부근, 어느 버스 정류장에 떨어진 표지판과 나무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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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경성대 부근, 어느 주점 아크릴 창으로 바라본 바깥의 불빛.
고흐의 그림처럼 빛의 소용돌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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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하나 빌려서 일을 하던 CM프로덕션의 화장실 벽으로 비껴든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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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건물에 가려 지금은 보이지 않는 사무실 부근 여관 뒷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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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부근 빌딩에 벽면에 반사된 빛. 역시 지금은 보이지 않는 벽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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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 상가 건물의 모퉁이. 빛과 그림자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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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타너스 잎을 통해서 보는 가을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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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 큰 고모님 집의 베란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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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을 통해 들어와 복도에 떨어진 빛. 유리창이 열린 부분과 닫힌 부분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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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많던 날, 햇빛을 받아 빛나고 있는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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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에 잠기는 테헤란로의 빌딩, 모서리에 남아있는 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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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 빌딩에 맺힌 건너편 빌딩의 반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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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자동차의 불빛, 슬로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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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복도 끝 베란다로 통하는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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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옆 빌딩의 모퉁이에 핀 덩쿨. 빛과 그림자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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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타너를 잎을 통해 보이는 빛과 사이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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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거실에 떨어진 아침 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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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아파트 단지의 가로등이 만든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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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 위로 떨어진 햇빛, 가로등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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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밤, 바깥에서 바라본 커피집 내부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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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택시와 버스의 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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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실내의 맥주 병과 벽면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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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방의 창문으로 들어온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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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를 다루어왔던 긴 시간 동안,
내게 중요했던 것은 '형태'였다.
그러한 점은 색감이 풍부한
gs400을 쓰면서부터 조금씩 바뀌어 갔다.
'색'의 계조가 눈에 들어왔고
점점 빛과 색에 민감하게 되었다.
명암과 형태를 위주로 보던 눈이
색의 미세함을  보기 시작했다.

영상을 만드는 내게는
여전히, 색보다는 형태가 우선적이다.
그리고 그것들의 '관계'가 중요하다.
하지만 빛과 색이 이미지의 표정을 풍성히 하고
그들의 관계를 더욱 긴밀히 하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내게, 빛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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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trv30, gs400, hv30
           2002년~2009년

2009/04/25 23:09 2009/04/25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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