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에 잠시 사무실에 나왔다.
바쁜 여름이 지나고
추석도 지나고
힘이 좀 빠져있다.
모든 것에서, 모든 이에서
똑같이 멀어져버린 것 같은 상태.
그동안 움직이던 내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그마저 그만둔다.
나가는 것보다
머무는 것이 중요하고
소리를 내는 것보다
듣는 것이 중요하고
만드는 것보다
가만히 있는 것이
중요한 때.
*
자신이 속하던 곳과
다른 어떤 세상을 향한다는 건
돌아앉은 이들의 뒷모습에
익숙해지는 것이고
사람들에 대한 기대를
버리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
또한 궁색함에 직면할
용기가 필요하다.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잘 만드는 것이고,
이루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나누는 것이다.
무언가 마음에 닿지 않는
많은 성취들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것보다
진실한 어떤 한 순간을 위해
기도하고 기다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
쓸만한 생각들과 에너지가
내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음을 느끼지만
그것은 바른 길을 통해서 나와야 할 것이다.
아직 생각이 모자라고
아직 마음이 모자란다
여전히 덜 배고프고
여전히 똑똑한체 한다.
꿈꾸는 것은
더불어 천국의 그림을 그려갈
어떤 집단이지만
불가능하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
조금 더 가만히 가라앉기
alone again (naturally) / gilbert o'sulliv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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