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초록

from 나날 2009/05/20 17:12



어느 새 5월 하순이 되었다.
옆 건물 담벼락의 이파리들을 찍었는데
짙은 초록, 여름의 잎들이다.

홈페이지를 블로그로 옮기고
내 스스로 낯설어 이상했는데
손으로 써서 블로그 타이틀을 달고나니
조금은 내 집같은 기분이 든다.

*

마지막 인터뷰는 차일피일 미뤄진다.
'마지막'라는 단어가 주는
결정적인 어감 때문인지
무언가 좀 더 살피고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결국 순교를 불사하고 신사참배를 거부하도록
그들을 추동한 것은 이 강렬한 말세 신앙이었던 것이다.
...신사참배 거부자들은...그들의 항거가 비정치적이며,
순수하게 종교적인 항거였음을 역설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항거가 이민족 통치에 대한
정치적, 민족적 저항이기도 하다는 결과를 수용하는 것을
의식적으로 강력하게 거부했던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이웃 없는 천황제 국가 일본의
자민족 절대주의와 그와 근거한 일본의
조선 민족성 해체를 신학적으로 비판하지 못했다.
동시에 자신의 민족적 정체성도
기독교 신앙과 올바르게 연결시키지 못했으며
나아가 그것을 연결시키는 것 자체를
비기독교적인 '증오심'의 발로로 애써 외면하고 거부했다."
-양현혜 <근대 한일관계사 속의 기독교> p212,213

아주 적은 분량이겠지만
신사참배거부에 관한 이야기는
반드시 다큐멘터리에서 들어가야 하는데
공부를 하자고 드니, 한도 끝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 수도 없다.
아버지가 다녔던 신학교는
신사참배 거부를 했던 이들이 만든 신학교였다.
신사참배 거부는 의로운 일이겠지만
그 속내는 지금 생각하는 것과  다른 면도 있고
또 막연한 민족적 감정 위에서는
제대로 보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

이제, 홈페이지 이사도 마쳤으니
다시 작업에 집중해야 한다.






strange fruit/ billie holiday

Southern trees bear strange fruit,
Blood on the leaves and blood at the root,
Black bodies swinging in the southern breeze,
Strange fruit hanging from the poplar trees.

Pastoral scene of the gallant south,
The bulging eyes and the twisted mouth,
Scent of magnolias, sweet and fresh,
Then the sudden smell of burning flesh.

Here is fruit for the crows to pluck,
For the rain to gather, for the wind to suck,
For the sun to rot, for the trees to drop,
Here is a strange and bitter crop.

2009/05/20 17:12 2009/05/2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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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ani 2009/05/26 05:1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예전 홈페이지 보고 왔는데.. 고향이 부산이셨나 보네요
    저도 부산 송도 암남동이 고향이랍니다.
    지금은 다른지방에 있지만 남들도 그런것처럼 저역시 고향이 그립기는 마찬가지 네요
    영도 이야기 잘보고 갑니다.

    • 마분지 2009/05/26 14:03  address  modify / delete

      블로그에서 mani님도 부산에 사셨다는 걸 본 것 같습니다.
      송도 해수욕장에 가끔 놀러가곤 했습니다.
      지금은 해수욕장이 없어졌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상상이 안되지만 송도에서 영도로 다리가 생겼다는
      기사를 어디선가 본 것 같습니다.
      영도와 송도 사이 그 바다는 참 좋지요.
      부산 분을 뵈니, 갑자기 부산에 가고 싶어진다는...

  2. mani 2009/05/26 19:5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해수욕장이 없어진지는 꽤 되었죠.. 말이 해수욕장이지 항상 쓰레기가 가득했었어요.. 주로 횟집들이 주로 범인이었지만 크기부터 주변 환경까지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해수욕장이었어요 그러다 언제부턴가 공원처럼 꾸며놨던데.. 차라리 지금 모습이 더 깔끔하더랍니다.
    그리고 저도 부산가봤더니 정말 다리가 있긴 있었어요 근데.. 좀 다리모양 디자인이 그냥 연결했다는 느낌이 좀 들었어요.. 기왕이면 좀 디자인도 이뻤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도 있었답니다.

    • 마분지 2009/05/27 02:09  address  modify / delete

      그랬군요...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랑
      가본 것이 마지막이었으니,
      참 오래 전의 일이네요.
      그때도 이미 물이 좋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많았습니다.

      송도와 속칭 2송도 사이의 바다는
      차분하고 고즈넉한 것이 멋이었는데
      그 사이로 다리가 지나간다니...
      지난 3월에 부산에 갔을 때
      바빠서 못 보고 왔네요.
      다리 디자인이 후지다니...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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