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의 일기

from 나날 2009/06/25 14:51


오늘이 6.25.
2년 전에 만들었던 그림일기를 다시 올려본다.
뭐랄까, 공익광고 스러워서
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실향민의 가족인지라
6.25가 되면 수제비를 만들어 먹었다.
먹을 것 없던 전쟁통, 소금만 넣어서 끓은 수제비가
그렇게 맛있었다고 아버지는 말했다고 한다.

수제비는 우리 가족에게
전쟁과 분단을 되새기는 음식이다.
이번 일요일에 만들어 먹어야겠다.


*

장마는 실종되었고 완연한 여름이다.

신사(神社)와 신도(神道),
그리고 일제시대에 대한 글들을 읽으며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이 수많은 죽음 위에
흙만 살짝 뿌려놓은 것이라는 걸
다시 확인하게 된다.

남산의 공원이 있는 곳이
조선신궁(朝鮮神宮)이 있던 자리라는 걸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남산에 있는 높다란 계단이
일본의 신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와
메이지(明治) 천황을 숭배하러 올라가던
계단이라는 사실도.

신도(神道)라는 것은
원래 일본의 민간의 종교이던 것을
천황제 근대화를 이루면서
국민을 통합하기 위한 지배 이데올로기로 변용한 것이었다.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를 모시는
이세신궁(伊勢神宮)을 정점으로
모든 신사를 서열화하고
아마테라스 오미카미의 후예이자
살아있는 신(現人神)인 천황을 향해
충성이 모아지도록 신사의 제도를 확립했다.
그러므로 신사참배의 강요라는 것은
종교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조선인들을 생활의 저층에서부터
억압하고 통제하는 장치였다.

이상하게도 이 문제에 관한 제대로 된
연구들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자료를 조금 읽다보면,
참으로 심중한 문제였음을 확인하게 된다.
신도, 신사에 관한 자료들을 웬만큼 읽고 나면
간략한 글을 하나 써서 올릴까
생각 중이다.
2009/06/25 14:51 2009/06/2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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