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from 나날 2009/07/02 14:52


장마도 없이 7월이 왔다.
남쪽엔 많은 비가 왔다는데
서울은 오락가락.

사진은 건너편 아파트의 물탱크,
그리고 흐린 대기 속에 거의 숨어버린 산.
초점은 저 흐린 하늘 어디쯤.

*

한 해의 반이 지나가 버렸다.
계속해서 일제시대,
그리고 일본에 관한 책들을 읽는다.
다큐 완성을 위한 기본적인 자료 읽기인데
재미가 있어서 빠져들고 있다.
이러다간 발묶일 것 같아
조금 자제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친일문학(親日文學)의 텍스트까지
이거 재밌네,라며 읽고 있다.
논문이 아닌 문학작품을 읽으면
막연한 이야기가 생생하게 다가온다.
이광수(李光洙)가
조선인 지원병 훈련소를 방문하고 쓴 글에는
경성역에서 기차를 타고 묵동역에 내려서
햇볕 아래서 맑게 빛나는 수락산을
보았다는 부분이 있는데
그곳은 내가 매일 아침
버스를 타고 지나는 곳이다.
그리고 최재서(崔載瑞)가
각국의 친일 작가들과 더불어
공자를 모신 유시마 성당(湯道聖堂)을 방문하고는
동아시아를 존중하는 일본이라며
감탄하며 쓴 부분도 있는데,
그곳은 전에 일본에 갔을때
아이와 들러서 사진을 찍은 곳이다.
이런 부분들을 읽으면
활자 아래 있던, 막연한 짐작으로 존재하던
과거의 일들이 갑자기
생생하게 다가온다.
소설을 읽다가 어느 부분에선
나도 모르게 'X새끼'란 말이 튀어나온다.
역시 생생하다.

*

대체로 장로교쪽에 해당되는
이야기이겠지만,
절대적인 폭력이 존재하고
그에 반해 나를 지키기 위한
그 무엇도 없던 시절의 기독교.
거기에는 뒤틀림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많은 공부를 한 것은 아니지만.
그 왜곡과 한계를 끌어안는
진술들은 아직까지 잘 보이지 않는다.
한쪽 편의 말에는
바른 길을 걸었는데 억울함을 당한
분노가 느껴지고
기득권을 지킨 다른 쪽의 태도에서는
외면과 냉담이 느껴진다.
신사참배 문제에 관한 이야기가
뜨거움과 냉담함으로 갈라지는 것은
종교 기득권층이 그 시대를 포용할 만한
윤리성을 지니지 못함에
이유가 있을 것이다.
상처입은 자들은
그들을 끌어안을 자격이 없다고 거부하고
기득권층은
그럴만한 포용력을 가지지 못한다.

*

과거를 제대로 정돈하지 않으면
미래는 오지 않는다.
그저 시간만 흘러가는 거다.

내 오랜 시간을 돌아보았던
홈페이지를 접고 블로그로 옮기면서
미래를 향한 걸음이 시작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자꾸 과거의 소리를 듣게 된다.
물론 개인적인 과거를 돌아보는 것과
역사적인, 공동체의 과거를 보는 것은
다른 일이긴 하다.

암튼, 요즘의 고민은
앞으로의 작업에 대한 것이다.
원하지 않던, 기대하지 않던 것들이
자꾸 마음에 들어온다.


*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극장에 가서 영화들을 보려고 했는데
여전히 안되고 있다.
재수없는 먹물의 영화도
찾아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벌써 한 해의 반이 갔단 말인가?
정녕, 7월이란 말인가?

 












only love can break your heart/ neil young

When you were young and on your own
How did it feel to be alone?
I was always thinking of games that I was playing.
Trying to make the best of my time.

But only love can break your heart
Try to be sure right from the start
Yes only love can break your heart
What if your world should fall apart?

I have a friend I've never seen
He hides his head inside a dream
Someone should call him and see if he can come out.
Try to lose the down that he's found.

But only love can break your heart
Try to be sure right from the start
Yes only love can break your heart
What if your world should fall apart?

I have a friend I've never seen
He hides his head inside a dream
Yes, only love can break your heart
Yes, only love can break your heart

2009/07/02 14:52 2009/07/0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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