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

from 나날 2009/07/22 14:26


아이가 아침에 깨우더니 자기는 교회 성경학교에 가야하기 때문에
일식을 볼 수 없으니 카메라로 촬영을 좀 해달라고 했다.

조리개와 셔터를 조절을 해도 도무지 제대로 찍을 수가 없어서
급하게 인터넷을 검색을 했는데, CD를 통해서 보면 된다는 정보가 있었다.
싸구려 CD는 빛이 너무 번지고, DVD 중에서 비교적 고른 모습이 보이는 게 있었다.
그래서 그걸 렌즈 앞에 대고 촬영을 했다.

위의 사진은 태양이 가장 많이 가려졌을 무렵이다.
살짝 구름이 덮었을 때였는지 많이 어둡게 촬영되었다.
그리고 태양이 보라 색으로 보이는데 그건 아마
DVD 기록 면에 사용된 안료 때문일 것이다.




구름에 가렸을 때 그냥 찍은 것.


*

아주 옛날에는 일식을 괴이한 변고의 징후로 여겼다.
그런데, 그게 옛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자신들의 욕망 외에는 아무 것도 살피지 않는 집단은
자신들의 지배를 지속시키기 위해 편법과 불법을 통해
몇몇 어처구니 없는 법안들을 통과시켰다.
아직도 우리는 괴력난신(怪力亂神)의 시대를 산다.

다음 일식은 2035년.
그때 이 나라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괴이한 일들을 일삼는 무리들의 시대가 되어있을까,
괴이한 힘과 어지러운 귀신들을 몰아내고
조금 나은 세상을 살게 될까.

2035년이라면, 내가 할아버지가 되어야 일식을 볼 수 있는 거다.
할아버지가 된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고,
또 30대 후반이 된 치영이는 어떤 모습일까?











 

2009/07/22 14:26 2009/07/2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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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asmine  2009/07/22 19:4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유후~~~저도 수업하느라 못 보았는데! 사진을 찍을 줄 아는 아빠가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군요. ^^
    마치 초승달 같은데...일식이란...달이 해를 가린 것이겠죠? ㅡㅡa 그럼 달처럼 보이는 저 흰 빛의 부분이 해???
    2035년에는....오우....살아 있긴 할 건가....음....

    • 마분지 2009/07/23 15:58  address  modify / delete

      뭐 관측필름이나 이런 것들을 파는 곳도 있을텐데
      준비를 못해서 대충 임기응변으로 찍었네요...
      그러게요, 2035년...살아있기나 할 것인지...ㅎㅎ

  2. mani 2009/07/24 17:5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일식보셨나보네요 전 손바닥 인대가 끊어져서 병원 입원 했다 오늘 퇴원 했어요 다음 일식은 저도 할아버지 되면 볼수 있겠네요 ㅠ.ㅠ

    • 마분지 2009/07/24 21:23  address  modify / delete

      헛...인대가 끊어지다니...
      어쩌다가...ㅠㅠ
      저야 뭐 아이 덕분에 보게 된 것이지요.
      그것도 사진을 찍어달라니....
      빨리 나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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