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

from 나날 2009/07/31 18:13

아이가 오래 전부터 가고싶어했던 국제 우표 전시회엘 함께 갔다.
아이가 좋아하는 우표를 여러 장 샀다.


우표 뿐 아니라 오래 된 편지들이 전시되고 있었는데
거의 200년이 되는 편지들도 있었고,
태평양 전쟁 때, 일본에서 사이판으로 보내는 편지도 있었다.
오래된 편지를 사이를 걷다보니 시간여행을 하는 것 같았다.

종이에 글을 쓰고 봉투에 넣어서 봉하고,
또 우표를 붙여서 편지를 보내는 일은 지나간 시대의 일이 되어버렸다.
크리스마스나 카드나 연하장 정도나 손으로 안부 글을 쓰게 되는,
편지를 보내더라도 바코드가 찍힌 스티커를 붙여 보내는
시대가 되었다.


*




지난 번 부산에 갔을 때 아버지 유품을 찾아보았다.
남아있는 것은 거의 없었지만 편지와 전보 몇몇은 남아 있었다.
위의 사진은 이모부로부터 받은 결혼식 축전이다.
다큐에 넣기 위해 사진으로 찍어 둔 것.
 
잉크로 씌어진 편지 봉투의 주소와 이름,
그리고 흑백 사진 뒤의 낙서.
이런 것들이 지나간 시간이란 것이 추상적인 무엇이 아니라
엄존했던 것이었음을 희미하게 나마 증명하고 있다.

커다란 무엇들 보다 이런 소소한 물건들에 더 마음이 간다.
다큐에서도 그런 것들을 많이 넣고 싶은데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다.

별로 주목받지 못할 이야기, 그저그런 삶,
그 속에도 참으로 중요한 이야기들이 숨어있다.
그런 것들을 잡아내고 싶었던 애초의 계획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

몇 년만에 단편 시놉을 썼다.
제목은 '아이슬란드'.


*

아무래도 며칠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방학이 된 아이랑 좀 놀아줘야겠다.

2009/07/31 18:13 2009/07/3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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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02 02:2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마도 제 작업이 더 과중한 피로를 안겨드린 듯,, 죄송합니다 (_ _);
    제 동생녀석은 처음 등장하는 글씨를 보면서 '이게 캘리그라피라는 거야? 느낌있다,,'며 좋아하더라구요.
    2일 오후 쯤에 상영이 될텐데 어떤 반응일런지,,,

    우표를 보니까 그동안 연락을 해야했지만 미루고 있었던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오랜만에 찾아온 여유니만큼 신경을 써서 매듭을 지어야겠어요~

    • 마분지 2009/08/02 22:41  address  modify / delete

      때 마침 일들이 없는 날이어서 괜찮았습니다.
      좋은 일에 도움이 되는 건 제게도 좋은 일이죠.
      글씨는 여유가 좀 더 있었다면 더 잘 쓸 수 있었을텐데...
      삼각대 사이에 손을 넣고 쓰다보니
      제대로 글씨가 나오지 못했다는...ㅠㅠ
      암튼, 무리없이 잘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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