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들- 카프카

from 남의 것 2009/08/21 15:00
 

까마귀들은 단 한 마리의 까마귀가 하늘을 파멸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그것은 하늘에 반하는 그 어떤 증명도
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하늘이 의미하는 것은 까마귀들의 불가능성이기
때문이다.




*

버스에서 카프카의 짧은 글들을 읽는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변신'을 읽고는 상당히 충격을 받았고,
'더 이상 어떤 소설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변신'과 '성'이 읽고 싶어졌다.

위의 글은 카프카스럽지 않아서 기억에 남는다.
그림은 이중섭의 까마귀 그림처럼
거칠게 까마귀를 그려 올리고 싶었는데,
바쁘다 보니 옛날 그림을 재활용했다.

이야기. 이야기의 힘을 믿는다.
어떤 예술이건 그 중심은 '이야기'인 것이다.
글의 시대, 영상의 시대라고 하는 말들도
이야기를 풀어가는 지배적 방식에 대한 말들이다.
모든 표현은 누군가가 다른 누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건네는 것이다.
이야기의 내용과 이야기를 하는 구체적 행위는
분리되지 않는다.
그것이 예술의 핵심이다.



*

편치 않은 날들이다.
힘이 빠지다 보니
또 생각되는 것이 있다.

누구보다 나를, 나 스스로를
용납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그럴듯한 가치를 들이대며
스스로를 질책하는 것인데
그런 태도는 한편으로는 좋은 것이겠지만
정도가 심하면 병이 된다.
나를 용납하자.
2009/08/21 15:00 2009/08/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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