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from 나날 2009/11/02 16:54


스틸 기타를 하나 장만했다.
스트로크를 제대로 익혀보려고 한다.
어려서 이상하게도 아르페지오부터 익힌 까닭에
스트로크를 제대로 못한다.

원래는 가지고 있는 클래식 기타로
보사노바를 익혀볼까 했는데 교본을 구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학원을 다닐 형편도 못되고.
암튼, 애초에 배웠어야 할 스트로크를 연습하기 시작했다.
이참에 아이에게도 가르친다.
근데, 신기하게도 아이는 스트로크를 잘한다.
손의 자세는 아직 엉성하고 거칠지만
끊기지 않고 반복적으로
일정한 리듬을 잘 만들어낸다.
 
친구와 올해 말에 연주회를 한 번 할까 했었다.
망고레와 비틀즈, 김민기의 음악으로.
작은 공간에 몇몇이 모여서 즐기는 음악회.
그런데 올해는 못할 것 같다.
준비도 못했고, 연습할 여유도 없었다.
내년에는 친구의 클래식 기타와 나의 스틸기타,
거기에 노래를 더한 작은 연주회를 해야겠다.
스트로크 연습을 제대로 해야겠다.


*

역시, 홈 페이지를 좀 쉬는 것으로 나아지진 않는다.
몇 달 정도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하루살이 인생인지라 방도가 없다.

마음 속에 스며든 무력감과 절망감들을 보았다.
작은 존재들에 대한 세상의 멸시는 날로 심해지고
주변은 내가 지닌 나이브한 생각을 비웃는 것 같다.
그리고 참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이다.
하지만, 걸어가면서 털어내야 할 것이다.
작은 기억, 잊혀진 얼굴, 주목받지 못한 아픔들,
그런 것들을 껴안고 또 그 의미를 묻는 작업을 하기엔
내가 모자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걸어가면서 지금 내 속에 깊이 스며든
어둠을 털어내야겠다.


*

기타의 소리는
나무의 속살이 울려서 내는 소리다.
그와 함께 나무 냄새가 난다.
참 좋다.
 
























*
P.S.
기타 스트로크의 진수.
들으시려면 클릭!


listen to the music / doobie brothers

2009/11/02 16:54 2009/11/0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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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asmine  2009/11/07 14:0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흠...그 연주회 하라고 몇 번 압박을 넣었는데, 그게 좀....^^;; 인생이 바쁘다 보니 그런 듯. 일렉 기타 치는 친구랑 플루트 연주하는 아동이랑 색소폰 부는 외국인까지 섭외해 주었는데 적당한 보컬이 없다며....생각만 하시더라구요. 내년에는 꼭 하세요. 손꼽아 기다리겠어요~
    연주회를 못 하는 대신 연말에 '기타 연주'와 함께 '예술에 관한 대화의 모임'을 그분이 하자고 제안하셨어요. 홈피에 가서 초대의 글을 올려 놓으라고 저에게 지시하심. 소규모 연주회까지는 안 되겠지만, 뭐 늘 모여서 그러던 대로~~ 얘기하고, 술이 더해지고, 기타 연주를 하게 되겠지요. ^^
    장소는 물론 그분의 집이구요. 제 집은 오피스텔이라 벽이 얇아서 기타 연주하고 노래하면 옆집에서 경찰에 신고 들어갈지도 모르거든요. ㅡㅡ; 제 집은 그냥 놀러 오세요. 한 사람 살기 딱 좋은 공간이지만 두세 명 쯤 더 와도 답답하지는 않아요. 그리고 집 뒤편으로 저는 알지도 못했던 어른들의 유흥의 거리가 광~~~활하게 펼쳐져 있답니다. 그분이 오셔서 '훌륭하다'는 칭찬을 남기고 가셨으니 마음에 드실 거에요. ^^
    저는 이렇게 초대의 글을 남겼으니 지시의 이행을 한 것입니다!! 날짜는 차차 정해질 거에요.
    쉰다고 하셔서 이런! 이라며 아쉬워 했는데 다시 글을 쓰시고 사진도 올려 주셔서 좋아요~~

    • 마분지 2009/11/09 13:58  address  modify / delete

      '훌륭한' 유흥의 거리라~^^
      담에 한 번 같이 방문을 해야겠슴다.
      올해 연주회를 할 작정이었다면,
      가끔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그랬어야 했는데
      그리 바쁜 것도 아니면서 엄두를 못냈네요...
      이번 겨울이 지나면 좀 여유가 생길 듯.
      어느새 연말이 가깝군요.
      같이 한 번 뵙기로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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