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벙이

from 나날 2010/02/09 17:07


내 기억 속에 있던 '꺼벙이'를 그려보았다.
어릴적 소년중앙에 꺼벙이를 연재했던 길창덕(吉昌悳)씨가 별세했다고 한다.
70년대에는 소위 명랑만화(明朗漫畵)의 시대였다.
곧잘 만화 주인공들을 흉내내어 그리곤 했던 나는
학급의 친구들에게 꺼벙이와 요철발명왕(凹凸-) 등을 그려주곤 했다.
마징가 Z와 로보트 태권V도 참 많이 그렸다.

만화방에서 보던 만화들도 기억난다.
박기정, 임창, 이근철, 이화춘, 박기준, 허영만...
비닐이 아니면, 누런 레이션 박스로 커버를 만들었던 만화책들.
'땡이와 영화감독'이라는 임창(林昌)의 만화도 있었는데,
1965년 발간된 책인데 내가 어떻게 보았는지 모르지만
영화제작의 전과정을 만화로 만든 것이었다.
초등학교 때 만화로 영화 제작과정을 공부한 셈이다.
그리고, 이화춘씨가 그린 '창세기'를 본 적도 있다.
성경 창세기의 시간적 흐름을 내가 잘 아는 것은
순전히 그 만화 때문이다.

길창덕씨는 소년한국일보에 '재동이'라는 4컷 만화도 연재했다.
남자 선배들을 '언니'라고 부르는 걸 보며 문화적인 충격을 받았다.
서울에선 형들을 언니라고 부르나?

아이가 태어났을 때, 까꽁이 캐릭터를 만들거나
가끔, 광고 시안용 만화를 그리던 내 카툰의 고향은
아마 길창덕씨의 선이었을 것이다.
한때를 풍미하던 명랑만화의 거장이었다.
명복을 빈다.






2010/02/09 17:07 2010/02/0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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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복현(영민아빠) 2010/03/24 00:1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꺼벙이, 까목이 로봇찌빠, 거북바위, 주먹대장... 소년중앙과 어깨동무로 봤던 만화들입니다. 길창덕아저씨가 돌아가셨군요. 고우영, 이상무, 신문수, 이두호.. 이분들은 지금 무얼하고 계실까 궁굼합니다.

    • 마분지 2010/03/24 17:11  address  modify / delete

      도깨비 감투,원시소년 똘비도 기억이 납니다.
      새 잡지를 펼치면 풍겨오던 인쇄 냄새는 참 좋았지요.
      고우영씨는 돌아가신 것 같구요...
      이두호, 이상무 이런 분들은 계속 활동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로봇찌빠는 우표로도 나오고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