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나날 2010/03/10 11:29


아파트 단지의 나무들이 눈꽃을 피웠다.
3월도 상순이 다 지났는데 큰 눈이 내렸다.
올 겨울은 정말 눈이 많다.

어제 퇴근 길, 사무실이 있는 강남엔 비가 내리더니
한강을 건널 땐 진눈깨비가 되었고,
태릉쯤이 되자 눈이었다.
그리고, 밤새 10센티가 넘게 내렸다.

이 늦은 눈은 지구의 기상이변과 관련이 있는 모양이다.
좀체 눈이 없는 부산에도 눈이 많이 내렸다고 한다.

*

서울에 처음왔을 때, 3월의 추위가 대단해서 고생했었다.
부산에는 3월이 되면 겨울 옷이 더웠는데 서울은 그게 아니었다.
봄 점퍼만 가지고 상경한 나는 어쩔 수 없이
기름 때 묻은 사촌형의 점퍼를 빌려입고 다녔다.

니베아 로션 냄새를 맡으면 아직도 그 때가 생각난다.
형제들이 많던 큰집에선 커다란 니베아 로션을 함께 썼다.
아침 일찍 일어나 세수하고 니베아 로션을 바르고
버스 타고 서대문, 동대문을 지나 학교에 갔다.
이른 아침, 농민신문사 건너 편이나 종로서적 앞에서
버스를 갈아타던 기억이 새롭다.
니베아 냄새와 섞인 종로통의 탁한 공기.
그리고 문이 닫혀있던 상가.

*

가만히 돌아보면,
막바지의 긴장상태를 견디는 힘,
그것이 부족해서 그르친 일이 많다.
중요하다.












 
 

2010/03/10 11:29 2010/03/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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