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나날 2010/04/27 18:03


또 비가 내린다. 기온은 서늘하다.
이러다 갑자기 여름이 닥쳐올지도 모를 일이다.

*

올해의 목표는 두 가지이다.
우선은 몇 년 째 끌고 있는 다큐멘터리의 편집을 끝내는 것,
그리고 3분의 2정도 써놓고 10년 전에 멈추어버린
장편소설을 마무리하는 것.

IMF시절이었고 뒤숭숭하던 분위기 속에서
절박한 마음으로 매일 원고지 분량으로 10매 씩 써갔는데
2000년에 들어서 그만 멈추어버렸다.

하반기나 되어야 집중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먼저 끝까지 써내고 그리고 디테일들을 좀 바꾸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현재의 이야기를 넣어서 마무리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자본의 힘이 노골적이고 천박하게 드러난 지금의 모습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렇게 되면 좀 더 붙여서 쓰고 앞쪽도 많이 손봐야한다.

뭐, 대단한 소설이 나오겠나만, 마무리를 하고 싶어졌다.

*

지난 10년간 그 이전의 시간들을 돌아보면서 지냈다.
어쩌면 내 삶을 재구성한 시기였는지도 모르겠다.

중요하지만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던
마음 바닥의 기억들을 다시 떠올렸고
그것들을 디딤돌로 해서 여기까지 걸어왔다.

때로는 그런 경험이 힘이 되기도 하지만
어떨 때에는 헛된 시간이 아니었나 싶은 감정이 들기도 한다.
그러므로 조금 더 잠잠해야겠다.
지나간 10년 동안 시달리면서도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던
중요한 무엇들이 흩어지지 않도록.

그리고 생활을 좀 더 규칙적으로 해야겠다.
작업을 위해서는 그럴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암튼, 새로운 시기가 시작되는 기분이다.






2010/04/27 18:03 2010/04/2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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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날으는달팽이 2010/04/27 20:5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자주 들르는 곳인데
    이렇게 글을 남기는건 처음인가요? ^^;;; 하핫...
    몰래 들어와서 글을 읽고 영상을 보면서...
    어느새 팬이 돼 버렸네요.
    항상...
    마음이 싱숭생숭 줄다리기 할 때 들러서
    이상한??? 위안을 받고 갑니다.
    감사합니당... ^_^

    P.S 치영이가 훌쩍 자란 것 알고 놀랐습니당... ㅎㅎ

    - 심은영 작가 -

    • 마분지 2010/04/28 10:38  address  modify / delete

      앗! 심작가님 반갑습니다.
      그래도 몰래 몰래 들러주셨군요.
      저 역시 싱숭생숭한 모드가 오래 지속이 되어서
      그런 제 심정이 조금은 위안이 되는걸까요?

      까꽁이였던 치영이는
      벌써 중학교에 들어갔답니다.
      글쎄, 세월도 참 빠릅니다.
      심작가님을 얼핏 뵈었던 때도
      까마득한듯...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지내시구요,
      평안하시길^^

  2. MANI 2010/04/27 23:5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시작할때의 마음은 금방이라도 영화 한편 만들기세지만 막상 하다보면 끝을 맺지 못하는건 저도
    마찬가지 입니다..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고 용두 용미 로 해봐야 겠습니다.. <-- 이상하게 말이 안되네요 ^^
    올해 작품 마무리 잘되시고 마치시면 저도 감상할 기회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도 제 주변에 감기걸린사람들이 많더랍니다.. 가족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마분지 2010/04/28 10:40  address  modify / delete

      ㅎㅎ 그러게요...
      생활을 좀 더 규칙적으로
      작업 모드로 바꿔야는데,
      타고난 몽상 모드의 사람인지라
      잘 되지 않네요.
      완성되면 꼭 보여드리겠습니다^^

  3. mani 2010/04/30 22:0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어제 정말 오랜만에 캠유저에 들어갔더니 마분지님 고리파랑 딸기랑 작품이 있더랍니다.
    날짜를 보니 2002 년 괜히 반갑더랍니다.
    캠유저 정모 영상을 보니 연세가 많으신분들 이시지만 열정만은 대단한것 같습니다.
    다시한번 영상열정을 불살라보는 계기를 만들어야 겠습니다.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 마분지 2010/05/01 20:52  address  modify / delete

      2002년 처음 캠코더를 사고
      용어 하나하나 검색하면서 편집을 배운 곳은 디브이유저였죠.
      그러다 편집한 것을 올리기 시작한 곳은 캠유저.
      말씀하시니까, 그때 열심히 찍고 올리던 때가 생각납니다.
      아직도 알통이란 분이 운영을 하시는 모양입니다.
      그때는 DV라는 것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고
      많은 이들이 자신의 영상들을 스스로 만들 수 있다는 것에
      흥분하기도하고 열정적을 가졌던 때였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날부터는 거기에 가지 않게 되었네요.
      암튼, 그때 받았던 반응들과 심지어는 비아냥들도
      참 좋은 경험이고 고마운 일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캠유저 오프는 한번도 가본 적이 없지만
      만남의 기회를 가지신다면
      더 좋은 자극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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