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아닌 한 아이

from 나날 2010/05/06 14:22


어린이 날을 맞이하여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제 중학생이 되었으니까 어린이가 아니야,
그러니까 어린이 날 선물은 없는거야.
아이는 꿍얼꿍얼, 12살은 그래도 어린이로 봐줘야 한다고 말했지만,
더 이상 보채거나 조르지 않는다.

*

아이는 인터넷 카페에 연재 소설을 올리고 있는 것 같다.
이번에는 해커에 관한 소설을 쓰고 있다고 한다.
글 보다는 노래나 그림을 좋하기를 바랬지만
스스로 무언가를 표현해내고 있다는 것은 다행이다 싶다.
시간이 나면 한 번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무언가 쓰면서 스스로의 균형감을 찾아간다는 것.
이미 사는 것이 지루해서 픽션의 세계를 만들지 않고는
답답해서 견딜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읽는 것에만 빠져들어가 버린 것이 아니라
스스로 표현하는 것은 좋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해에 학급의 나쁜 것들 때문에 심하게 마음을 앓았고,
빠져나갈 길 없는 답답한 상황을 이기기 위해
무언가를 쓰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다행히 웃는 낯으로 다닌다.
그리고 나중에 천문학자가 되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경제적인 여유가 된다면
조기유학이 아니라 '망명'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아이의 책꽂이에는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 몇 놓여있다.
그걸 보니,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니라고 잘라 말한게
조금 미안해진다.











2010/05/06 14:22 2010/05/0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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