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묻기

from 나날 2010/06/17 14:09


오랫만에 광화문 근처에 갔다.
2년 전, 촛불집회를 다녀온 후로는 처음이다.
가끔은 이렇게 나들이를 해야하는데
오랫 동안 사무실에 처박혀있었다.

물론 여기저기 재개발과
덧칠을 해대는 것들이 흉하긴하다만
강북에 오면 편안함을 느낀다.

*

오랫만에 재필씨와 만나 이야기를 했고,
몇몇 영화들의 시퀀스를 함께 보며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여자 친구, 동생과 셋이서 즐겁게 만들고 있는
영화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큐작업을 하면 굳어버린 생각을
가볍게 풀기 위해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누군가 함께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내게는 좋은 자극이 된다.

그리고, 가능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앞으로의 내 작업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

다시, 사람들을 만나려고 하고
돌아다니려고 한다.
영화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산에 다녀오면서 두 가지를 생각했다.
많이 걸을 것, 많이 질문할 것.

'질문'이란 것은 내게 참 익숙치 않은 것이다.
여태껏 일을 하면서도 별 질문 없이 해왔다.
그럼에도 다행히 별 어긋남 없이 해온 것 같다.
내게 중요한 문제들도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을 해왔던 것 같다.
그리고 어쩌면 이 홈페이지도 나에게는
스스로 묻고 답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는 누구에게든 어떤 것이든
질문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조금 더 정확한 정보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묻고 답하는 그 과정 속에서 생기는
긍정적인 어떤 것을 위해서이다.
질문을 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것이고
그 답이 만족할만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질문과 대답의 과정은 의미가 있다.
아이처럼 물어야 한다.

많이 걷기,
많이 묻기.



 





2010/06/17 14:09 2010/06/1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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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재필 2010/06/26 10:3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어제 찍은 영화를 갖고 상영을 했습니다.
    DSLR로 찍은 영화들도 많아지고 이번 학기들은 열심히들 찍어서 그런지 재밌게 매끈하게 잘 찍은 작품들이 많아져서 즐겁게 보고 왔습니다.

    저도 얘기를 나누면서 즐거웠습니다.
    만남, 대화, 질문,,, 참 중요한 자극인 것 같습니다.
    조만간 또 뵙겠습니다. ^^

    • 마분지 2010/06/26 19:45  address  modify / delete

      어떻게 편집이 끝났는지 궁금하네요.
      저도 편집에 열심을 내야할텐데 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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