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from 나날 2010/06/21 14:34


장마가 오지 않으려는지 비는 제대로 내리지 않고
습기만 많아서 돌아다니기가 힘들다.

*

그럴듯한 멜로디가 하나 떠올랐는데 금방 잊어버렸다.
다른 많은 멜로디들이 그걸 흐트러뜨려버린 것이다.
거리로 흘러나오는 음악, TV의 음악, 커피집의 음악, 핸드폰의 멜로디...

거리의 소음과 그것들이 이루는 리듬,
그리고 우연히 듣게 되는 음악 등을 좋아하는데
때로는 너무 과도해서 싫어진다.


*

가끔, 콜로세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영화는 랩탑으로 들어갈 것이다,라는
극단적인 이야기에 대해 답글을 달면서
'스펙터클'이란 단어를 생각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누군가는 DMB로 영화를 보는 시대에
시네마테크가 무슨 소용이냐는
멍청한 소리를 한 모양이다.

스펙터클에 대한 욕망.
비디오 키드들의 비디오를 통한 영화보기 존재하고
또 날로 다양화 되는 미디어들이
영화의 의미를 바꾸는 면도 있지만,
영화는 기본적으로 스펙터클의 욕망에 충실한 장르일 것이다.
그렇게 스펙터클이란 단어를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과연 로마는 왜 콜로세움이 필요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으로 생각하면, 잔혹하기 한 없는 오락이 제공되던 곳이다.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그 안에서 죽어갔고
사람들은 그 잔혹한 즐거움을 멈출 줄 몰랐다.
콜롯세움의 잔인한 경기를 막기 위해 뛰어들었던
어떤 수도사는 관중들에게 맞아죽었다고 한다.
건축물로서의 콜로세움에 관한 책과
역사적인 사실을 기록한 것들은 찾을 수 있는데,
그것을 내부에서 바라 본 책을 구할 수가 없다.

왜 로마는 콜로세움이 필요했을까,
그리고 마녀를 화형에 처하는 일은 왜 광장에서 이루어 졌을까...

대충은 짐작할 수 있지만 더 깊이 알고 싶어진다.
바라보는 행위의 의미를 다른 각도에서
한 번 생각해 보고 싶은 것이다.
어쩌면 인간의 '악'에 관한 문제일 것이다.
인간은 정말 어쩔 수 없는 것일까?



















2010/06/21 14:34 2010/06/2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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