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저렇게 많이 붙였던 것인지...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이고
알리고 싶은 것도 많은 곳일 것이다.
과연 얼마나 알려지고
얼마나 뜻이 이루어졌을까?

이곳 테헤란로 변으로
옮겨온지도 3년이 되어간다.
난 그동안 뭘 한걸까?

*

예전처럼 몰입이 되는 건 아니지만
월드컵은 여전히 재미있다.

독재자들은 축구를 좋아한다.
박정희는 일찌기 박스컵이란 걸 만들어
축구를 정치에 이용했다.
별다른 기쁠 일 없는 이들에게
잠시나마 환상을 안겨주는 축구의 승리.

어린 시절, 공장 아저씨들이
일을하며 축구 중계를 듣던 때
공장에 놀러간 나도 같이 듣곤 했다.
우리 나라 선수가 골을 몰고 간다는
아나운서의 격앙된 목소리가 들리면
아저씨들은 기계를 멈추고
슛~슛~을 외치곤했다.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 아래,
사실은 별 희망없는
노동의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그것이라도 위안을 삼아야했던
어린 날 공장의 형들과 아저씨들
얼굴들이 눈에 선하다.

한참 후에 직장을 다닐 때도
월드컵 시즌이 되면
회사에서 주로 나누게 되는 이야기들도
월드컵 경기에 관한 것이었다.
사실, 대부분이 별다른 기쁨이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었고
많은 시간이 지났어도
세상은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이었다.

*

지난 월드컵에서
세네갈이 오랫동안 자신을 지배했던
프랑스를 꺾었을 때
세네갈 현지의 반응을 TV를 통해 본적이 있다.
TV가 있는 집에 모여서 축구를 보다가
승리가 확정되는 환호를 하고
기쁨을 이기지 못해 거리로 뛰어나와 달리던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

축구는 참으로 멋지고
또 한편 슬프기도 하다.


*

월드컵 경기를 보는 도중
정부에서 만든 FTA광고를 보았다.
한미 FTA가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이란다.
자기들의 기득권이 더 커지는 것이
나라가 더 커지는 것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는 광고.

또 올 초에는
아버지가 바라던 나라...라면서
지금의 소위 대한민국을 미화하는
광고를 보았다.
김구선생이랑 노무현을 등치시키는
그 유치하지만 효과 있는 컷 연결.
광고는 물론 후지지만
부시와 고이즈미랑 노무현이
한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내세우며,
아버지가 꿈꾸던 나라라고 하다니...
노동에 시달리다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가 바라던 나라가
저 따위의 나라였던가
분노하게 된다.
아직도 광고계에
걸치고 있는 나로서는 더더욱.

광고계의 의식이란,
우리나라 어떤 영역보다 후지다.
욕을 먹어도 싸다.
등쳐먹기, 앵벌이 시키기, 도둑질...
자기기만...
정말 좋은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그들도 안다
문제점을...


다음에
광고의 악행들에 대해
글을 한 번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한국의 백만장자 증가율이
세계최고라고 한다.
같은 나라 사람이라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더 먼 인간들이다.
그들만의 대한민국
그들만의 자유
그들만의 미래.
대다수의 국민을
앵벌이로 만드는 그들.
일제 시대에 마름으로
친일로 일가를 이루었던
그 작자들과 다를 바 없고
또한 대체로 연결이 되어있다.
물론 미군정에서도 유리한
자리들을 차지한 자들과도...
그 문제의 꼭지점엔
기독교라는 권력이 있다.
물론 훌륭한 기독교인은
많이 있다.



크라잉넛의 가사가 생각이 난다.
'난 지금 한국에 살아요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
정말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다.
내가 여기에 태어나고 싶었던가?
그러나 떠나지도 못한다.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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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g bang/ nancy sinatra

 
2006/06/23 00:00 2006/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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