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나날 2006/02/06 00:00


입춘 추위가 조금 누그러졌지만 거리는 여전한 겨울이다.
빤한 거리, 빤한 자리, 빤한 일들...

얼마 전부터 '큼'이란 것에 대해서 생각을 하곤 한다.
어쩌다 바닷가에 가게 되면, 내 속에 창궐하던 의문이나 생각들이
그냥, 그저, 사라져버리는 경험을 하곤 했다.
어떤 확실한 답을 들었나, 설득을 당해서가 아니라
분명치 않은 어떤 것에 그냥 수긍하고 말았던 경험.

넓게 트여진 경계에 들어섰다는 것 때문일 수도 있고,
바다가 만들어진 이래로 한가지의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그 동어 반복의 파도소리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실은, 좁고 막히고 답답한 그러한 날들을  
비교적 잘 견디고 지내는 편 일 것이다.
그 작은 틈들의 표정을 찾아내면서 스스로 위안을 찾기도 하고...

흔히들 동경하는 전원생활을 싫어한다.
그것을 싫어한다기 보다  도시의 부대낌 속에서 사는 것이
정직한 태도라는 것이라는 혼자만의 생각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늘로건 바다로건 도망가지 않겠다는 그런...

하지만, 요즘은 '큼'이란 것에 대해서 생각한다.
자연을 보고 싶기도 하고, 그 속에 거하고 싶기도 하다만,
역시 전원 취미는 아닐 것이다.
자연이 드러내는 어떤 커다란 것의 손길 같은 그런 것.

월요일 아침에 앉은 책상은 좁고 작다.














2006/02/06 00:00 2006/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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