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는 벽 하나에서도 '역사'를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란 말 보다 '이야기'라는 표현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저 벽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라고 한다면
무기물일 뿐인 저 벽이 따뜻한 존재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 언제 무슨 일이 있었는데 누가 어떻게 했고, 그래서...
하는 식의 육성이 느껴지는 그런 말들이 좋은 것 같습니다.
강남에서 정말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해왔는데도
번쩍이는 건물로 가득한 반듯한 거리에 정이 가질 않습니다.
오히려 좁은 길의 낡은 집과 담장, 구멍, 덧 씌워진 자리,
그런 것들이 더 마음을 끕니다.
그런 것 하나하나에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사진은 2000년에 걸쳐 쌓아지고 무너지고 다시 쌓은
바르셀로나의 어떤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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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onga del angel/astor piazzolla
Tag //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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