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나날 2010/08/11 04:48


비가 몇 차례 내리고도 기온은 내려갈 줄 모른다.
지금까지 겪은 여름 중 가장 덥게 느껴진다.

*

요즘 가끔, 요한복음 3장의
바람에 관한 이야기가 떠오르곤 한다.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는 들어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나니...

너무도 견고해 보이는 상식의 틀이나
현명한 이들의 정확한 판단 마저 넘어서는
새로운 흐름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 구절이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어쩌면, 오랫 동안 현실적인 상황이나
무기력한 상태에 잡혀있던 마음을 넘어서
애초에 절실하게 소망하던 것을
다시 꿈꾸게 되었다는 말일지도 모른다.
어리석음을 감수하고 나아갈 용기가
다시 생겼다는 말일지도 모른다.

*

밤을 새면서 잘 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
지금쯤 태풍은 남해안에 상륙했겠다.








2010/08/11 04:48 2010/08/11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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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ani 2010/08/13 19:4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매일 영상만 찍다가 한밤에 밖을 나가봤더니 풀벌레 소리가 너무 좋아서 녹음하고픈 생각이
    문득 들었었습니다. 이럴때 아니면 언제 이런소리를 가지고 있어볼까 하는마음에
    약간은 충동적인 구매였지만 꽤 잘했다고 자화 자찬 하고 있습니다.
    성능은 정말 좋습니다. 기계값을 하는거 같습니다.

    예전 작업하시던 다큐는 다 되셨는지요?
    전 개인적으로 인터뷰 작업을 한게 있는데 바람소리를 생각못하고 촬영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됐습니다.. 앞으로는 좀 신중하게 챙겨봐야 겠습니다.
    더운날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전 아직도 휴가를 못갔습니다.

    • 마분지 2010/08/14 17:19  address  modify / delete

      소리의 매력도 대단하죠.
      풀 벌레 소리도 좋고,
      바람이 나뭇잎을 흔드는 소리도 좋고
      저는 도시의 소음도 좋아합니다.
      전철이 지나가는 소리
      버스 속의 웅웅거리는 소리,
      그리고 어릴 때 들었던
      바다에서 들려오던 배의 고동소리
      바다 건너 기차소리...

      허 샤우시엔이 도쿄에서 만든
      '카페 뤼미에르'라는 영화에서는
      전철의 소리를 녹음하는 사람이 등장하더군요.

      편집을 하다가 가만히 들어보면
      그 미세한 잡음들 속에
      수많은 이야기가 있고
      또 돌아 올 수 없는 순간의 표정들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큐는 아직 할 일이 많습니다.
      갈 길이 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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