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나기

from 나날 2010/08/17 13:54


이번 여름은 '여름을 난다'는 표현을 써야할 것 같다.
별 일도 없으면서 아무데도 가지 않고 서울에 있다.
일을 조금씩하고, 책들을 조금씩 읽고,
일주일에 한 번 씩 '영화 보고 이야기 하기'를 한다.
이번 여름은 여기에 머물러야만 할 것 같았다.

더위 먹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지만
어느 새 저만치 가 있는 햇빛, 무심히 흔들리는 이파리,
사람들의 찡그린 얼굴, 횡단 보도 위의 그림자,
신문 따위로 햇볕을 가리거나 부채질 하는 손짓,
하, 하고 몸 속의 더위를 뿜어내듯 하는 하품도 한숨도 아닌 몸짓...
이 여름의 더위 속에 머물면서 그런 것들을 다시 보게 된다.
아주 작은 것들을 보고, 담고 싶었던
내 첫 마음을 다시 생각한다.

 
 












autumn in washington square/ dave brubeck
2010/08/17 13:54 2010/08/1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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