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from 나날 2010/10/12 01:21


국민학교 때, 매월 1일과 15일 새벽에는
거리로 나가서 청소를 해야했다.
등교길엔 태극기를 향하여 멈춰 서서
'국기에 대한 맹세'를 외어야 했고
모든 교과서의 첫장에 인쇄되어 있는
'국민교육헌장'을 외우지 못하면 벌을 받았다.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었고
나라 전체가 커다란 군대 같았다.
젊은 이들의 긴 머리는 경찰의 가위에 잘렸고,
미니 스커트도 입을 수 없었다.
이제 막 생동하며 솟아오르던
젊은이들의 수많은 노래들이 금지곡이 되었다.
권력에 반하는 모든 것은 탄압을 받았고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사무실 근처에 새마을 식당이 있다.
박정희의 시대가 많은 이들에게
그리운 추억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그 앞을 지나갈 때면 종종
'새마을 노래'와 '국민체조 음악' 등이 들리곤 한다.
내게는 거북하게 들리곤하는 그 노래들이
많은 이들에게 향수를 자극하나보다.

추억이란 망각의 또 다른 이름이다.









2010/10/12 01:21 2010/10/12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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