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바람

from 나날 2010/11/08 15:03


비가 잠시 내렸고, 며칠 째 끼어있던 안개가 사라졌다.
어수선한 바람이 불어 나무 끝이 어지럽게 흔들리고
떨어진 이파리들이 바삐 길을 건너 어디론가 사라진다.
평소에는 듣지 못했던 새들의 소리가 들린다.
대기에는 불온한 기운이 가득하다.

버스에서 이기영의 '고향'을 좀 읽었다.

이런 날씨면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나가서
어수선한 거리 풍경을 찍고 싶어지지만
책상에 앉아서 할 일들이 많다.

편집을 위해 메모해 놨던 것들을 옮겨 적고
다시 편집의 구성을 정돈한다.
잠정적인 구성이지만 틈틈이 새롭게 정돈해야 한다.
대략의 윤곽을 가지고 하는 작업이란
언제나 꾸물거리면서 그 모양이 변한다.
구체적인 부분들은 항상 유동적이다.
자료들을 찾을 게 제법 되는데
여전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계속 나쁜 꿈을 꾼다.
어떤 것은 기괴하고, 어떤 것은 악몽에 가깝다.
하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다.
내 속에 있던 나쁜 것들이 깨어져 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가을이 깊어 겨울로 가는 길이다.
일이 많은 이번 주가 지나면
조용히 며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2010/11/08 15:03 2010/11/0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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