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않고, 오지 않은

from 나날 2011/02/23 12:15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

블로그를 쉬는 동안
AC/DC의 'Back in Black'과
Radiohead의 'OK Computer'를 듣고 다녔다.

AC/DC는 고등학교 이후로
거의 듣지 못했다.
'Hells Bells'의 종소리가 들리고
기타에 드럼, 베이스의 비트가
하나하나 더해지다가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 순간,
갑자기 눈물이 핑 도는 느낌이었다.
그래, 이런 게 음악이었지.
단순하고도 강렬한 헤비 메탈.
사실은 조금 시끄러운 락큰롤이다.
락큰론의 본질을 이렇게 제대로 간직한
밴드는 드문 것 같다.

요즘 영국 밴드의 곡들은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
웬지 안티 락(anti-rock)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악이란 것도
시절의 감각을 반영하는 것이니
당연히 내성적인 락이
만들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앨범을 통째로 듣는 Radiohead,
좋다, 그리고 우울하다.
어수선하고 황량한
요즘의 거리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겨울은 다 지나가지 않았고
봄은 여전히 오지 않은.

꽁꽁 얼었던 겨울이 풀어지면서
어수선한 풍경이다.

*

잘 걸어가다가도
어느 순간 쓰러질 수도 있고,
내가 일어나는 순간
쓰러지는 사람도 있고,
의도하지 않아도 나 때문에
쓰러지는 사람도 있다.

세상은 이런 곳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한 시간이었다.
사람은 이처럼 어쩔 수 없는 존재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은 시간이었다.

언제 쓰러질지 모르지만
마음을 모아 뚜벅뚜벅.







2011/02/23 12:15 2011/02/2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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