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2월

from 나날 2011/02/28 14:57


고작 28일로 끝이 나지만
올 2월은 참으로 길게 느껴졌다.
마음 속으로 오간 것이
많았던 탓이다.


*

봄 방학 내내 방구석에서 뒹굴거리는
아이가 안스러워 며칠 전 남산엘 갔다.
처음으로 케이블카도 타고
남산 타워에도 올라갔다.

내가 어릴 때에는
동네에서 아이들과 놀거나
집에서 노는 것으로 족했기 때문에
특별히 어딜 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아이는 인공적으로 꾸며진 장소를
좋아하는 것 같다.

인공적으로 꾸며진 곳,
특히 놀이동산은 내게 기괴하게 느껴진다.
생경스럽게 느껴지다가
어느 순간, 내가 공포 영화의 한 장면 속에
들어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타워는 조금 나은 편이지만
찾아가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암튼, 아이 덕분에
세상 구경을 하게 된다.
서울에서 남극까지의 거리 14,143km.
별로 멀지 않다.

명동은 일본인 천지였다.


*

지난 12월의 그림일기에
내가 만든 노래를 넣어서 편집하고 싶었는데
녹음하지 못했다.
아이가 쓰던 탬버린과 멜로디언이
어디 처박혀 있는지도 모르겠고
또 아이랑 시간을 맞추기도 어려웠다.
암튼, 내일은 시도를 해봐야겠다.
아이는 드럼을 배운지 1년 6개월,
단순한 '쿵쿵따다'는 웬만큼 한다.
까혼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탬버린으로 만족해야겠다.
방에서 캠코더로 녹음 예정.
로우 파이를 지향하는(지향할 수 밖에 없는)
까꽁밴드.


*

쉽지 않았던 2월인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편집 속도가 조금 붙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갈 길은 아직 멀지만
흐름이 잡혀간다는 이야기.

2월엔 7분 전진.











2011/02/28 14:57 2011/02/2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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