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from 나날 2011/03/14 05:15


치바에 계신 고모님과 통화를 했다.
걱정 말어, 걱정 말어, 라고 하셨지만
목소리는 좋지 않으셨다.
여진이 계속 되고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나는 살 만큼 살았어,라고 덧붙이신다.
힘드셨고 여전히 불안하신 것 같다.

일본 지진과 쓰나미 피해가 참혹하다.
아마도 수 만명 이상이 사망할 것 같다.
원전 1호기에 이어 3호기도 폭발...
사람이란 얼마나 약한 존재인가
다시 한 번 절실히 느끼게 된다.

피해 상황을 전하는 보도를 접하노라면
정말 할 말이 없어진다.
부디 더 이상 피해가 없기를...

*

참혹한 죽음들에
오랫동안 처참한 마음이었다.

그러다가,
핵무기의 원료가 될
플로토늄을 추출할 수있는
수많은 폐연료봉을 지키려다
사태가 심각해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국가, 그리고 거기에 결탁한 이들의 이익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은
극단적 자본사회 어디서나 마찬가지다.
끔찍한 마음이 되어버린다.

드디어는,
결사대, 죽음과 맞서는 사무라이,
카미카제 따위의 이야기가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하며 들려온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죽음을 각오하는가?
그 수많은 이들은 또 무엇을 위해
죽음의 위험 속에 방치되는가?
자신들의 삶을 누리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 몰면서
죽음을 미화하는 자들이야말로
사라져야할 존재들이 아닌가?

지구는 스스로 살아 움직이므로
자연 재해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지진과 해일은
환경을 위협하는 인간의 탐욕이
부추겼을 가능성이 충분하고,
원전의 경우는 명백히
인간의 탐욕 때문이다.

인간은 완전히 멸망하기 전에
그 어리석음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나 있는 것일까?

죽어간 모든 이들에게
비통한 마음으로 명복을 빈다.
그 가족들에게 위로의 마음이
전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위험에 처한 모든 이들이
무사하길 기도한다.

*

한국으로 오고 싶으신 고모님.
못오고 계시다.
아버지 형제들 중 가장 고생하셨는데
아직도 고생을 겪으신다.
마음이 많이 아프다.






2011/03/14 05:15 2011/03/14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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