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의 사람들

from 나날 2011/06/29 16:05


비가 많이 내렸고
동부간선도로가 물에 잠겼다.
1호선 전철도 끊기고...
어떻게 출근은 했다만,
퇴근은 어떡할지 고민이다.

사무실 건너편에 누군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피켓을 자세히 보니
'금속노조 유성지회'라고 씌어있다.
유성기업 서울 사무소가
바로 건너편에 있었다.

정부가 앞장서서
유성기업 노조의 활동 자체를
폭력적으로 막고 있다.
대통령은 TV에 나와서
연봉 7천 받는 이들의 불법 파업이라고
거짓으로 물을 흐리고,
기업의 사병(私兵)이나 마찬가지인 용역들과
그들의 편을 드는 경찰이
신고된 집회 조차도 폭력으로 막는다.
노동자들의 요구는 간단하다.
2009년 노사합의 된
주간 2교대제를 실시하라는 것.
말하자면 회사측이 약속한 것을
지키라는 것 뿐이다.

현대자동차의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이다보니,
정권차원에서 긴급히
진압에 나서 폭행을
일삼고 있다.

용역들의 폭행장면
"재벌의 나라, 또 다시 확인됐다"

*

한진중공업 영도 조선소는
경찰과 회사의 협박에 못이겨
노조 지도부가 굴복을 했다.
이 과정은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진행이 되었고
당연히 많은 노조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용역과 경찰들에 의해서
수많은 노조원들이 끌려나왔고,
이제 85호 크레인 아래의 노조원들이
사수투쟁을 벌이고 있다.
전기도 끊긴 상태여서
김진숙씨의 트위트도 멈춘 것 같고
경찰들은 식사조차
전달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재벌의 수족답게
한진중공업에 관한 청문회에
불참했다.

한진중공업 관련기사
'한진중공업 노예문서 무효화선언'
김진숙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85호 크레인을 지켜주세요

*

몇 해 전부터
테헤란로에서의 집회가 많아졌다.
동부그룹 빌딩 앞에서,
하이닉스 빌딩 앞에서...
그러다가 요즘은 집회들이
아파트 단지로까지 찾아왔다.
대기업 수퍼 입점을 반대하는 시위.
이러다가 곧
안방으로 들어올지도
모를 일이다.

*

비가 오고 바람이 분다.
언제나 비가 쏟아붓고
구름이 빠르게 흘러가는 날을 좋아했다.
꿈틀거리는 구름이
산 능선을 휘감고 넘어가거나
빌딩의 모퉁이를
지웠다가 다시 드러내는 모습을 보면
고향 생각이 난다.
하지만 이 빗속에 서 있는 사람들,
전기도 먹을 것도 끊긴 상태에서
커다란 크레인 아래 모인 사람들,
그리고 건너편 길에 서 있는 사람,
또 이 땅의 구석구석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자본의 폭력에
당하고 있는 이들을 생각하면
지금 이 비는 처연하다.







2011/06/29 16:05 2011/06/2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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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03 22:2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지금 가보니 김진숙씨 트위터는 계속되고 있네요
    크레인 밑에 그물을 치는 모양새들이 강제진압을 준비하는 것 같다고...
    7월 9일 2차 출발하는 희망버스가 100대가 넘었다는 얘기도 있네요

    • 마분지 2011/07/04 05:27  address  modify / delete

      태양광 충전으로
      트윗을 하고 있답니다.
      장마철이라
      좀 모자라겠지만~

      돈 밖에 모르는
      양아치 새끼들 혼내주러
      고향에 가야겠네요~!
      사람들 피를 빨아먹고
      뒤룩뒤룩 살만 찌는 놈들...

      토요일에
      희망버스를 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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