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아한

from 나날 2011/11/14 18:05


차가운 날씨.
옥상에서 한 장.

출근하는 버스 안에서
킹 크림슨을 들었다.
회의를 다녀오는 전철 안에서
에머슨 레이크 & 파머를 들었다.
웽웽거리며 울부짖는
하몬드 오르간.

뭔가 일들이 꼬이고 불편할 때
위로삼아 찾은 음악들이 이런 것들이라니.
아무튼 겨울과 어울리는 음악들.

차가운 빛에 반짝이는 아스팔트,
얼굴을 감싸는 싸아한 기운.
겨울이 오나보다.

갑자기 차가운 기운이 찾아오니
한 해가 거의 끝났다는 것을 실감한다.
이런저런 일 많았던 연초에
적의로 가득한 검은 숲에
발을 들인 것 같은 기분이었다.
여전히 그 숲을 지나가고 있고,
다행히 지금까지 왔다.
이제 몇 걸음 남았을까?
올 해가 지나고
내년이 되어도 여전히
숲 속에 있을지 모르지만
암튼 걸어간다.

*

조립 주문한
컴퓨터까지 말썽이어서 AS를 보냈다.
뭐 하나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는 한 해다.
그래, 좋다.

싸아한 날씨,
오히려 정신을 들게 하는 것 같다.
역시 좋다,라고
생각한다.






2011/11/14 18:05 2011/11/1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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