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from 나날 2012/02/15 15:01


물론, 지금으로선 몽상에 가까운 일이다.

지난 11월 부산에 내려가서 많이 걸었다.
그러다 발견한 영도의 어느 창고.
아마도 일제시대나 전쟁 전후에 세워진 것 같다.
사진으로 보이는 벽면엔 창들이 있지만
안쪽의 넓은 공간은 층의 구별 없이 하나로 트여있다.
아주 낡은 창고 건물.
어떤 용도로 쓰이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 건물을 보면서
이곳을 아이들을 위한 공간,
여러 사람들이 모여 작업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생이 나이들면 보살필 손이 없는 조카 희우와
그 친구들이 함께 놀 수 있는 곳,
한편으론 애니메이션이건 영화건 미술이건
이미지에 관한 대안적인 작업이 이루어지는
장소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아이 하나 키우는데도 허덕이는 형편에
이런 생각은 도무지 현실적이지 못하다.
앞에서 밝혔듯 몽상에 가까운 일일 것 같다.
희망사항으로 끝날 가능성 99.9%.
하지만 무언가 구체적인 희망을 가진 것은
아주 오랫만의 일이다.









2012/02/15 15:01 2012/02/15 15:01
Tag //

Trackback Address >> http://lowangle.net/blog/trackback/610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2/02/15 21:5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 건물이군요! 생각보다 크고(커보이고) 느낌도 좋습니다.
    보는 순간 예전에 호주 브리즈번시에서 봤던 power house 가 떠올랐습니다.
    발전소 건물을 개조해서 만든 종합 예술공간... 맞은편에는 작은 규모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access art라는 곳이 (회화 뿐 아니라 소리를 이용하는 등 자유로운 풍의) 있었지요.

    파워하우스: http://bit.ly/zajBFm
    Access art : http://accessarts.org.au/

    대강 정보를 찾아보니 '파워하우스' 는

    1940년도에 완공된 이후 71년에 브리즈번시가 퀸즐랜드 주에
    팔면서 폐쇄되었고, 그 사이 군사 훈련, 영화 로케이션, 그래피티 예술가의 캔버스, 노숙자의 쉼터
    등으로 활용되다가 브리즈번 시가 1989년도에 다시 사들이면서 준비,
    2000년 오픈, 2007년 증축 및 재오픈, 2026년까지 시 의회에서 예산을 맡는데,
    공공성을 중시하고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움직이는 호주다운 것 같습니다.

    맞은 편에 있었다는 access arts 는 제가 작업에 참여했던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
    활동하는 단체입니다. 지난번 홍수가 저 일대를 덮어서 지금은 다른 곳으로 이사했다고 들었지만요.
    생각난 김에 당시 참여했다던 다큐멘터리를 메일로 보내드릴게요.
    벌써(!) 6년 전 작업이고, 많이 미숙한 수준이었지만 아무튼...

    • 마분지 2012/02/16 14:12  address  modify / delete

      과연 가능할까,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일단은 마음에 넣고 생각하며 살아야겠습니다.

      파워 하우스는 멋지군요!
      그나저나 조금씩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더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큐도 잘 볼께요.

[로그인][오픈아이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