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야기, 이미지'라는 주제로 모임을 시작했다.

우선 내가 '공무도하가'를 가지고 시작했다.
공무도하가를 들어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내가 오늘 영동대교를 넘어 출근하는 감정,
전철을 타고 건너는 한강이 보여주는 풍경 등,
그리고 강과 관련된 나의 기억들을 이야기하며
또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다음엔 어떤 기억이나 한 장의 그림 같은 것들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이 모임의 방향은 스터디 모임처럼
무언가에 대한 지식을 더하자거나
혹은 학문적으로 무언가를 해명하자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기억과 거기에 얽힌 이야기들 중에서
이미지와 연관된 것들을
풀어놓고 이야기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의미들을 만나거나
좀 더 선명하게 해보자는 것이다.
이미지를 다루는 사람으로서
이미지의 관점에서 자기 자신을 보고
앞으로의 길을 더듬어 보자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식이 아니라 경험이 중요하고
결론이 아니라 열린 가능성이 중요하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인 것이다.
내 의식이 시각화한 어떤 기억,
내가 시각화하고 있는 세상과 삶.

아무튼, 오랫만에
모임을 시작했다.


*

제주도 강정마을 구럼비 발파 나흘째.
미국의 패권을 위해 모든 절차와 반대를 무시하고
건설을 강행하는 해군기지.

그곳에 있었던 수많은 삶들의
수많은 이야기들도 사라지는 것이다.

이야기가 없는 삶은 죽은 삶이다.






2012/03/09 16:10 2012/03/0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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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3/19 23:0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지난주에는 제가 이 얘기 저 얘기 좀 두서없이 한 것 같아서!

    혼자서 한 가지만 놓고 좀 더 찾아보고 정리해두다가

    기왕에 새로 블로그를 열어 올려봤습니다.

    인터넷에 글쓰는 건 여전히 영 어색하지만.. ㅎㅎ

    • 마분지 2012/03/21 13:55  address  modify / delete

      이야기를 한다는게
      두서를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겠죠.
      '시각적인'이라는 관점에
      유의하면서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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