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나날 2012/05/07 14:00


저물녘, 서쪽 하늘에 빛나는 별.
금성이라고 한다.

편집은 클라이막스로 가고 있다.
하루하루 일과 편집에 충실하며 살려고 하니
가끔은 너무 답답해진다.

누가 별을 보겠는가?
누가 달에 마음을 얹겠는가?
학교 다닐 때 이청준의
'별을 보여드립니다'라는 단편소설을 읽은 적 있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주인공의 형이
망원경으로 별을 보곤했다.
어긋난 걸음으로
현실로부터 삐져나온 이들이 아니라면
굳이 밤 하늘로 눈을 들어
별이거나 달 따위를
더듬을 이유가 있을까?

날은 더워졌고
이파리는 나날이 짙어져간다.
며칠 부대끼던 마음은
오늘 다행히 잠잠해진다.

여러가지 현실적인 걱정들이
가끔 나를 흔들곤 하지만
지금 내게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더 버려야 할 것이고
버려서는 안될
최소한의 적극적인 것들,
그것들은 단단히
쥐어야 할 것이다.

















2012/05/07 14:00 2012/05/0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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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5/07 22:4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달을 찍어보려 어제 캠코더를 들고나가서 조금 찍었는데,
    공원을 걸어가던 사람들이 제 모습을 보고 달을 보더니
    '오늘이 그 날이야? (슈퍼문이라고 뉴스에 나왔던 모양) 진짜 크다~' 하면서
    지나가더군요 ㅎㅎ
    공원에서도 사람들은 너무 빨리 걷는 것 같아요

    어느새 봄을 건너띄고 활짝 핀 꽃, 잎들을 보면
    우습게도 아직 움츠러든, 늦된 자신이 불안할 때도 있지만
    이럴 땔 수록 마음을 잘 추스리고 눈 앞이 흐려지지 않게
    스스로 다독이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 종종 마음처럼 잘 안되지만서도 ㅎㅎ

    오늘 달은 좀 붉네요~

    • 마분지 2012/05/10 17:08  address  modify / delete

      치영이가 베란다 창으로 달을 보며
      '수퍼 문'이라고 하더군요.
      별걸 다 신경쓰는 중딩입니다.

      저역시 조급하게 만드는 환경 속에 살다보니
      자기 페이스를 잃을 때가 많고
      또 이런저런 욕심이 생기면서
      이것저것 부딪히는 경우도 많고...
      마음처럼 잘 안되지만
      뚜벅뚜벅해야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