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신발

from 나날 2012/05/16 01:20


지난 4월부터 신었던 운동화.

가볍고 바람이 솔솔 통한다.
기온이 낮은 날은
심지어 발이 시리다.

신약 성경을 보면,
'신발의 먼지를 턴다'는 표현이 있다.
예수가 제자를 보내면서
전하는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마을에서는
신발의 먼지를 털고 나오라고 한다.
절실하게 권하는 것을
수용하지 않은 이들은
깨끗이 잊으라는
이야기일 것이다.

돌이켜 보면,
나는 신발의 먼지를
잘 털지 못했던 사람이고
이 성향은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진심으로 전하고
또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을
계속 생각해왔다.
주제 넘게도
안타까워했다.

어쩌면 그것은
내가 너무도 오랫동안
고립되어 살아온 까닭에
작은 인연들을
지나치게 중시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물론, 그런 태도는
크게 그릇되지 않을 것이다.
비록 어설프고
어이 없는 실수도 했겠지만
만나는 모든 이들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를 바랬고
말 한 마디라도
도움이 되기를 원했다.
하지만 그 말들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사라진 것 같다.
그리하여 내 속에
넋두리만
쌓여가는 것 같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내 신발의 먼지를 잘 털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갈 길이 멀다.










2012/05/16 01:20 2012/05/16 01:20
Tag //

Trackback Address >> http://lowangle.net/blog/trackback/634

댓글을 달아 주세요

[로그인][오픈아이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