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름

from 나날 2013/07/07 16:27


문득 고개를 드니, 한여름, 장마철.

겨울부터 블로그를 오래 쉬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중에
얼마간 마음에 위로가 되었던 성경구절은
요한복음 3장 8절의 말씀이었다.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는 들어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나니
성령으로 난 사람도
다 그러하니라

그런데 얼마 지나자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았다.
책에서 읽은 몇 줄,
어떤 성경의 어떤 구절,
그런 것에 기댈 수 없는
날들인 것이다.
마음을 모으고 또 모아서
조금씩 걸어간다.


*

건너편 아파트 뒤로 보이던
북한산과 도봉산이
비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산을 찾는 사람이야
비구름에 가린 산이 저기 있다는 것을
알고 나아갈테지만
살아가는 것은 그렇지 않다.
다만, 걸어가는 것이다.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2013/07/07 16:27 2013/07/0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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