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 우산

from 나날 2013/07/22 17:17


투명 비닐 우산이 나온 후 처음으로 사 보았다.
머리 위도 보이고 맺힌 빗방울도 보이고.
우산은 비닐 우산이 좋다.

그런데, 대나무 자루와 살 위에
파란 반투명 비닐을 덮었던 비닐 우산은
이제 영영 사라진 것일까?
파란 비닐 우산을 펴고 걸으면
걷는 리듬에 맞춰 비닐이 아래 위로 흔들리며
살짝 살짝 소리를 내곤 했다.

지금은 비닐 우산은
편의점에서 사는 것이 되었지만,
옛날에 갑작스레 비가 내리면
옆구리에 우산 몇몇을 끼고
우산 없는 이들에게 달려가던
우산 장수들이 있었다.
대체로 평소에는 신문을 팔던 이들이었다.
최민식 선생님의 사진에는
내가 아는 어떤 얼굴이 나온다.

파란 반투명 비닐 우산의 살짝이는 소리,
비를 맞으면서 멀리서 가로질러와
비닐 우산을 건네던 이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제는 신문 팔이도 우산 장수도 할 수 없는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

우산은 비닐 우산이 좋다.
그런데 투명 비닐 우산은
너무 비싸다.










2013/07/22 17:17 2013/07/22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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