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쿠니 선생님
의 책이 출간되었다.
한 권을 보내주셨다.
 
제목은 '갯장어의 꿈, 명태의 여행'(ハモの旅メンタイの夢)
부제는 '한일 물고기의 교류사'(日韓さかな交流史)
일본 이와나미 서점(岩波書店) 발간.
표지엔 아이들이 물고기와 어울려 놀고있는
이중섭의 그림이 들어갔다.

어업이나 수산업의 교류사가 아닌
'물고기'의 교류사이다.
한일 양국 간의 수산물 수출입에
관한 이야기를 비롯해서
그 교류를 통해서 이루어진
의미를 더듬고 있는 것 같다.
식민지 시대의 어업 정책과 학문,
그 문제점 등 역사적인 면들도 다루고 있다.
그러면서 경제의 논리와
국가간의 경쟁과 갈등을 넘어선
'바다'의 의미를 새롭게 새기고 있다.
일본어를 몰라 제대로
읽을 수 없으니 아쉽다.

이 책에 나의 인터뷰가 실렸다.
분단과 6.25로 인해 부산으로 피난온
실향민의 이야기를 다루는 부분이 있는데
실향민 2세로 인터뷰를 했다.
나는 'Aさあん'으로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 에필로그 부분에서
부산과 영도를 저자와 함께 걷고
동삼동 패총터에서 대한 해협의 바다를 본다.
역사의 굴곡과 갈등의 통로였던 바다가
평화를 열어가는 바다로 바뀌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한국인들에겐 그다지 깊이 새겨지지는 않지만
동아시아의 사람들에겐 바다 너머의
유토피아에 대한 관념이 전해지고 있다.
사실 그 수 많은 '봉래'라는 이름도 그 흔적일 것이다.
바다 가운데의 신선이 사는 섬.
홍길동전의 '율도국'도
그러한 관념의 반영일 것이다.

표지에 쓰인,
아이들과 물고기가 어울려 노는
이중섭의 그림은
서귀포 시절에 그려진 것일까?
아니면 바다를 사이에 두고
헤어져 있을 때 그린 것일까?
아무튼, 이 책에서 이중섭의 그림은
아이들과 물고기가 함께 노는
바다 속의 유토피아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선생님의 출간을 축하드린다.



*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알수 없는 일본어로 씌인 것을 보니
참으로 묘한 기분이 든다.

나의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위해
조사해 두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전해드릴 수가 있었다.
이 책에 실린 부분까지는
다큐멘터리 편집을 마쳤는데
완성은 몇몇 가지 사정으로 미뤄지고 있다.
원래는 지난 해 말, 올 초에
끝을 맺고 싶었는데.
많이 답답하고 맥이 빠졌지만
이렇게 미뤄진 것이
오히려 좋다는 생각도 든다.
그참에 수 년 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으며
지금까지의 흐름을 점검하고
수정하고 있다.


*


전진하고 있다.
더디지만 맹렬히.
















2013/07/31 17:55 2013/07/31 17:55

Trackback Address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로그인][오픈아이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