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의 마지막 장면.
결국 편집이 끝났다.
2시간 43분의 길이.
최초의 가편집은
3시간 5분이었는데 그나마 줄었다.
나 스스로도 끝까지 보기 힘들고
누군가에게 봐 달라는 말을 하기도 그런
길고 긴 영화가 되었다.
하지만 더 줄일 수가 없다.
편집 상의 아쉬움 때문에
약간의 조정이 있을 것이고
소스의 저작권 문제 때문에
사소한 수정이 있을테지만
구성도 변하지 않을 것이고
길이도 거의 그대로 일 것이다.
이것은 나의 영화이고
내 아버지의 영화이다.
이정도의 말은 하고싶다.
*
8일 새벽,
파일 출력을 끝내자
흔들거리던 어금니가 하나 빠졌고
동생으로부터
외숙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버지를 좋게 생각하시고
그 삶을 안타깝게 생각하시던,
어머니를 아끼시는,
몇 해 전 인터뷰를 할 때
꿈을 꾸면 천국에 가시는데
그때마다 아버지를 보신다고
꿈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던...
묘한 기분이었다.
*
지난 얼마간은
내 스스로를
눈 덮힌 알프스를 넘어가는
코끼리라 생각하며 마무리에 임했다.
다른 길은 없는 것이라며
나아왔다.
오사카에서
상영이 결정되었기 때문에
일본어 자막 작업을 하느라 더 힘들었다.
기독교와 관련해서
한일 역사의 문제도 언급하고 있는데
일본에서 첫 상영을 하게 되다니 뜻이 깊다.
이번 토요일(14일)에 상영.
*
작은 캠코더를 들고 걸어왔던
지난 십 수년을 매듭짓는 영화.
마무리에 도움을 주었던
몇몇 조언과 도움에 감사드린다.
결코 잊지 않겠다.
*
큰 바다를 하나 건넌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도착한
이곳은 과연 어디인가?
아무 생각없이
쉬고 싶은 생각이 간절지만
이제야말로 시작인 것이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저역시 단순 인터뷰 30분을 정리하는데 엄청 힘들었었는데.. 2시간 이상이라면 생각만해도 힘들어지는거 같습니다.
고생많으셨습니다. 끝나고 난뒤에 .. 그성취감은 그무엇으로도 보상이 안될겁니다.
끝내고 나니까
그간 작업에 너무 힘을 빼서 그런지
성취감이라기 보다는
힘이 좍 빠지고
좀 멍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차차 기분이 좀 나아지겠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