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mone, moneta, money

from 이야기 2003/02/27 00:00

흔히들 이런 말을 합니다.
"성공해서 힘든 사람들 도와야지"
"돈은 수단일 뿐이야, 많이 벌어 좋은 일에 쓰면 되는거 아냐?"
논리적으로는 맞는 말입니다.
개같이 벌어 정승처럼 쓴다,라는 말이 있기도 하지요.
그러나 개같이 벌어서는
개같이 쓰기가 쉽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인생역전"이라는
놀라운 카피를 앞세웠던 로또.
불경기와 여러가지 암울한 상황 속에서
마치 유일한 출구처럼
돈을 향하여 시선을 모았습니다.
그 결과들에 대하여는 말을 삼가하겠습니다.

그러나,
그 로또 열풍에서 보여지듯,
돈은 단순한 수단도아닌,
인생의 목적도 아닌,
사람을 지배하려 드는 힘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에 내가 800억이 생긴다면...이라는 상상으로
잠못드는 분들이 많았던
지난 한 달이었지요.
그러한 결과는 무엇이었습니까?
또 다음번에는 기필코,라고 하면서
다시 로또 매장으로 달려가는
군상들은 또 무엇일까요.

mamone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돈의 신입니다.
物神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신이라고 서민들은 체념적으로 말하고
부자들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모시고 있습니다.
moneta라는 라틴어가 있습니다.
돈이라는 뜻이지요.
모 이동통신의 결제 시스템의 이름이 되었더군요.
또한 "money"라는 말이 있지요.
뭐니뭐니 해도 머니...

돈은 유통의 수단을 넘어섭니다.
그 속에는 무시하지 못할 생명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진정한 생명을
정확히 보는 것은
이런 사회에서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어떤 결론을 내리기 보다
예화 하나만을 들겠습니다.
전해 들은 이야기여서 정확치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러한 이야기 입니다.

어느 마을에
어떤 결혼도 못한 처녀가
동네의 버려진 아이들을 데려다 키웠습니다.
그러다그러다 너무 힘들어
그 일을 포기하려고 했답니다.
그 마지막 날,
그 처녀의 소식을 전해전해 들었던 어떤 노인이
하루 종일 걸어와서
자기에게 있던 모든 돈,
천원짜리 지폐 하나를 전했답니다.
처녀의 뜻이 너무도 갸륵해서
내가 가진 것을 전하고 싶었다...

아이들은 길거리로 나서지 않았습니다.
다시,그 처녀와 같이 살게 되었겠지요.
다른 어떤 커다란 도움이 아닌
할아버지의 진심이 담긴 천원짜리 지폐 한 장이
그녀에게 힘을 주었던 것입니다.

재벌이 사회사업을 위한 1억원은
그 처녀와 아이들을 구하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하루 종일 길을 건너고 언덕을 넘었던  
그 노인의 천원짜리 한장은
그 아이들과 처녀를 구했습니다.

돈에는 생명이 있습니다.










money / pink floyd

2003/02/27 00:00 2003/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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