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날

from 나날 2015/11/12 13:27

아이의 수능 시험날.
고사장에 데려다 주고 돌아와
아파트 단지에 나가
색색이 물든 잎들을 찍었다.

하늘은 맑고
날은 따뜻하고
바람이 불면 이파리들이
반짝이며 떨어진다.

유치원에 들어갈 때
아이가 처음 찍은 증명 사진을 보고
눈물이 났었다.
사회가 사람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요구하는 증명 사진.

어느새 이렇게 커서
대입 시험을 치르나 싶기도 하지만
이제 진짜 사회 속으로 들어가는 구나 싶어
마음이 짠하다.
넓고 크기도 하지만
험악하고 거친 곳.
멀쩡하게 생긴 유령들이
활보하는 곳,
아주 어쩌다
사람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 곳.
하지만 스스로의 길을
잘 찾을 것이다.

아무튼,
날은 따뜻하고
하늘은 푸르다.
간간이 구름.

좋은 날이다.











 




2015/11/12 13:27 2015/11/1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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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민예나아빠 2016/05/25 08:5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치영이가 수능을 봤었군요.
    오래된 이야기지만 저도 영민이가 처음 유치원갔을때 했던 포스팅이 생각납니다.
    유치원 원복을 입은 모습이 예쁘다기보다 어떤 질서에 편입되가는구나라는 생각에 묘한 마음이 들었던것 같습니다. 지금 영민이는 교과서를 별로 않좋아하는 성격만 좋은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 마분지 2016/05/30 14:54  address  modify / delete

      녜 수능을 봤고
      지금은 재수중입니다.
      아주 스트레스가 심한 모양입니다.
      이 시간을 잘 견디길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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