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8.5_고향생각

from 그림일기 2002/08/05 00:00


최초의 그림일기.

빠르게 구름이 흐르는 날이었다.
고향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CM을 오래 해온 호흡 탓인지,
지금 다시 보면 자막이 너무 급하고
컷도 많이 급하다.

*

당시 편집을 하고 나서,
이런 걸 남들이 보면
뭐라고 하지 않을까,싶어서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  
올릴까 말까 망설였는데
의외로 인기였다.

그 즈음의 동영상계를
잠깐 언급하자면,
많은 이들의 관심이
기술적인 부분에 치우쳐 있었다.
영상 편집이란 쉽지 않기에
그럴 법도 한 일이었지만,
영상의 내용보다는
어떤 효과, 어떤 기법,
뭐 이런 것들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편집'이란 것을
무언가 멋진 표현을 하거나
효과를 넣거나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당시 인터넷 영상계에는
지존으로 불리는 이들이 몇 있었는데,
동영상 편집을 일반화하는데
혁혁한 공헌을 한 이들이지만
다소 기술적인 면에
치우쳐 있었다.

전문적인 영상 제작자도 아닌
일반인들의 입장에선,
자신이 찍고 편집한 것이
TV속에 나오는 어떤 것 같으면 만족하고,
자신의 아이가 이쁘게 보이면 기뻐하고,
어딘지 뮤직비디오스러우면
감탄을 하게 되는 게 당연하긴 해도
나로서는 거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쉬운 것이었다.

카메라라는 것은
연필과 마찬가지로
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고
짧은 영상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현재까지 이르는 '그림일기' 시리즈의
어리석고 바보같은
여정이 시작되었다.







*

촬영: trv30
음악: time/ alan parsons project
2002/08/05 00:00 2002/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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