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기억으로부터>에 나오는
아주 짧은 챕터.

어릴 때 아버지와 함께 갔던
태종대 바닷가를 혼자 찾아간 부분.
내가 만든 짧은 기타 곡이 들어있다.



별 것 아닌 단순한 곡이지만,
일찍 돌아가셔서
한 번도 선물이란 걸 드릴 수 없었던,
아버지께 드리는 선물이라는
마음이 들었던 곡.

처음엔 클래식 기타를 잘 치는
친구에게 연주를 맡기고 녹음을 했는데
나의 편곡 실수로 쓸 수 없게 되었고
결국은 다시 손을 봐서
내가 직접 연주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의 겨울,
나는 늘 곁에 기타를 두고 살았다.
아버지가 떠난 후 갑자기 어려워진 환경에서
기타는 내게 유일하게 위안을 주는 존재였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서투르더라도 내가 직접 연주한 것이
좋은 일인 것 같다.

이 곡의 녹음을 마치고 나니
비로소 편집이 끝났다는
기분이 들었다.

*

겨울 바다에 가고 싶다.
여전히 똑같은 말만
되풀이 하고 있을.

다시 찾아가도 바다는
똑같은 말을 해줄 것이고
나는 또 그말에
고개를 끄덕끄덕 할 것이다.
























2015/12/26 15:47 2015/12/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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