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나무

from 나날 2016/03/21 13:07


나무에게도 계급이 있다.
어떤 나무는 고이 받들어 모셔지고
다른 나무는 그것을 받치고
또 가림막으로 쓰여진다.

'세한도'에 그려진 소나무야
유배 당한 선비의 의기를 드러내지만
이렇게 모셔진 소나무는
부자들의 자랑치레.

사무실로 오는 길,
봉은사에 사철나무 울타리가 있었는데
그 사철나무를 모두 뽑아버리고
비싼 소나무를 심었다.
나즈막한 키로
조용히, 늘 푸르게 서 있는
그 사철나무 담장을
좋아했는데.

소나무라는 것이
자랑거리가 되어버린 걸 안다면
옛 선비들은 무어라 할까.




 










2016/03/21 13:07 2016/03/21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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