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 위

from 나날 2016/03/28 13:35


매일 지나다니는 길가에 있는 작은 공원의 벤치.
얼마 전부터 칸막이 같은 것이 세워져있다.
남의 자리를 침범하지 말고
사이 좋게 나눠 앉으라는 배려 같지는 않고
벤치에 드러눕지 못하게 하려는 것 같다.

드디어 봄이 왔고,
지난 해에 벤치 위에 누워서 배를 긁적이던
노숙인 아저씨가 다시 보일 법한데
이제 볼 수 없을 것 같다.
아저씨는 강남을 떠나 어딘가
몸을 누일 수 있는 다른 곳을 찾아가겠지.

아주 간단한 장치 하나로
갈 곳 없는 사람의 쉴 곳을 뺏어버리는
아주 효율적이고 무서운 아이디어.
저런 건 도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오는 건가.

세상이 맘에 안드는 부류를
배제하는 방법은
참으로 간단하다.












2016/03/28 13:35 2016/03/2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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