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from 나날 2016/04/25 13:13


어린 시절 부산에서도,
그리고 상경 후 서울에 살면서도
까마귀를 본 적이 거의 없다.
까마귀를 제대로 본 것은
10년 전 일본에 가서.

그런데 몇 해 전부터
내가 사는 동네에
까마귀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사무실이 있는 강남에도
까마귀가 등장했다.
느릿느릿 테헤란로 위를 날아
도로 가운데 나무에 턱하니 앉아
가만히 내려다 본다.
참새의 포르르 거리는 몸짓,
까치의 뒤뚱거리는 날개짓,
비둘기의 그저그런 움직임과는 사뭇 다른,
마치 거리의 주인이라도 된 듯
거만한 몸짓이다.

까마귀의 등장도
지구온난화와 관계 있는 것일까?
늘 똑같아 보이는 도시의 모습 속에서
그동안 듣지 못했던
까마귀의 울음과
크고 느릿한 날개짓을 만나게 되면
이 세상이 나도 모르게
달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많은 전설에서처럼
까마귀가 어떤 메시지라도
가지고 온 것일까?
앞으로의 세상에 대해.
















2016/04/25 13:13 2016/04/2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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