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나날 2016/11/15 17:17


바람이 불면 잎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벌써 11월도 중순을 넘어 간다.
그런데 버거운 일들이 계속 되어서 그런지
걸어도 걸어도 끝이 오지 않을 것 같은
그런 한 해이다.

아파트 단지를 걷다가
발치에 떨어진 느티나무 잎 하나 들어 본다.
작은 이파리 속에도 줄기와 잎맥이 있고
하나의 온전한 우주 같다.
성경을 읽을 때 늘 마음에 걸리곤 하던
'지극히 작은 자'라는 말을 떠올린다.
그리고 오래 전에 읽었던
장일순 선생의 <나락 한 알 속의 우주>도
떠오른다.

*

큰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그럴 것이라 예상했지만
100만의 시위에도 꿈쩍 않는다.
긴 싸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우선은 헌법의 근본을 유린하는
권력이 물러나는 것이 중요하다.
하야건 퇴진이건 탄핵이건.
하지만 조금 더 중요한 변화의 시기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2008년 광우병 집회 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은
수입 쇠고기에 문제에 대한 분노에 머문 것이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변화에 있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실패였다.

인터넷에서 사진을 하나 발견했다.
시위에 참여한 고등학생이 쓴 글.

이미지: 사람 1명 이상


학생들이 주로 외치는 구호는 '박근혜 하야'다.
당장 물러나라는 것이다.
탄핵이니 정치적 절차 등을 말하지 않는다.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직절한 외침.
바로 혁명의 마음이다.
사실 국민들의 마음 속에는
정권이 바뀌고, 대통령이 누가 되고 하는 문제가 아니라
더 깊은 변화에 대한 소망이 있을 것이다.
그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한 소년의 심정으로
한 소년이 쓴 글을 다시 읽어본다.





*

걸어가자
소년처럼














2016/11/15 17:17 2016/11/1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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