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발이 흩날리던 어제.
길을 나서다가 고바야시 잇사(小林一茶)의 하이쿠가
떠올랐다.
농담도 하지 않는
시나노(信濃) 하늘
시나노(信濃) 하늘
雪るちやおどけも言へめ信濃空
정감을 느낄 기색도 없이
차갑게 열린 하늘.
*
월말이고 연말이다.
한 해가 이렇게 가는구나 싶다.
위태로운 중에도
순간 순간의 걸음에만
신경 쓰며 나아왔다.
그래서 그나마
여기까지라도 온 걸까.
하루하루,
열리는 만큼 걸어간다.
조금이라도 더 나아가면
조금이라도 더 보일지도 모르니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 밖에 없다.
걸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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