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from 나날 2017/02/22 15:11


촬영을 시작한지 1년.
애초의 계획 대로라면
지금은 모든 촬영과 인터뷰를 마치고
편집에 몰입할 시간인데
아직 다 끝내지 못했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인 2월에 들어
이런저런 집안의 일들로
시간이 부족했고
완전 방전 상태가 되면서
마무리가 힘들었다.
겨울 나무로부터 시작해서
참혹하게 가지치기 된
이듬 해 겨울나무까지 담는 것이 
원래의 계획이었는데
지금은 촬영 기간이 늘어졌으니
잎이 돋기 시작하는 봄 나무까지
담기로 한다.

생각해보면
참 열심히 작업을 해왔다.
쉬지 않고 움직이는 시간의 흐름을 따라
사시사철 변하는 나무의 모습을 좇아
노동하듯 작업을 하겠다는
애초의 태도는 잘 지켜왔다.
팍팍한 날들을 잘 지나온 것 같다.
그리고
일면식도 없으면서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들,
또 앞으로 해주실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마음이 든다.
자신들의 소중한 이야기를
별 것 없는 내게 들려주는 것은
큰 힘이 되었다.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이상한 영화가 되겠지만
주변의 나무를 통해
생명의 의미를 더듬어 온 걸음에
동참해 주신 것이다.

*

2월에 모든 걸 끝내자는
생각을 버렸으니
며칠 쯤이라도 느긋한 마음으로
나머지 촬영과 인터뷰를 계획하면서
마무리 준비를 해야겠다.
완전 방전 상태를
벗어나야 한다.

정말, 다시 봄인가?
지난 1년의 시간이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오늘 내리는 비가 그치면
봄이 더 가까이 오겠지.



















2017/02/22 15:11 2017/02/22 15:11

Trackback Address >> http://lowangle.net/blog/trackback/741

댓글을 달아 주세요

[로그인][오픈아이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