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도 아닌 풀도 아닌

from 나날 2017/03/07 14:43


컴퓨터 정리 중에 찾은 사진 한 장.

지난 해 1월,
아이와 함께 배를 타고
오사카에 갔었는데
그때 가보았던 다이쇼구(大正区)의
제방 시멘트 틈에서 자라던 풀.
나무 모양을 하고 있다.

다이쇼구는 일본 제국주의 시절에
노동자로 이주했던 오키나와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던 곳이고
지금도 그 후손들이
많이 산다고 한다.

*

사무실의 컴퓨터는
랜섬웨어에 당해서
많은 파일들이 복구 불가능한 상태.
범인들께서는 친절하게도
190달러를 주면 복구해주겠다는
메시지를 남겨놓으셨다.
그리고 집의 컴퓨터는
이해하기 힘든 에러로
인터넷을 제외한 주요 기능들이
거의 작동하지 않았는데
며칠을 허비해서 가까스로
되돌려 놓았다.

컴퓨터 관리를 잘 하는 편이어서
여태껏 큰 문제가 없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니
편집도 할 수 없고 맥이 빠졌다가
이참에 무언가를
새롭게 정돈하는 시간을
갖자는 생각을 하면서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분별하는 일은
참으로 쉽지 않다.
조급해지지 말 것,
뚜벅뚜벅 걸어갈 것.


*  

꽃샘 추위.
바람이 제법 차갑다.
날이 조금 더 풀리면
서울의 시멘트 틈에도
많은 풀들이
돋아날 것이다.











2017/03/07 14:43 2017/03/0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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